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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문화적 차이

작성자sappho|작성시간05.11.21|조회수297 목록 댓글 0
 

한국인들은 중국인과 한국인의 차이점 보다는 두 나라의 문화적 유사성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학자들 역시 양국에 유사한 사회문화적 기반이 있다고 인식하여 ‘한자문화권’, ‘유교문화권’, ‘아시아적 가치’ 등의 개념 속에 두 나라를 당연하게 포함시키고 있다.1) 또한 서양에서 ‘유교문화권’ 국가들을 동질적이라고 보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아시아권내에서도 그러한 시각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교문화의 영향을 받은 아시아의 몇몇 국가가 상당히 유사한 문화적 전통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특히 몇 천년 교류의 역사를 지닌 중국과 한국은 더욱더 그러하다. 그러나 1950년대 냉전체제가 시작되면서 양국관계가 40여 년간 단절되었고, 그 단절의 시간동안 양국은 서로 다른 사회변천의 길을 걸어왔다. 그 결과 냉전체제 해체 이후 다시 만난 두 나라는 서로에게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낯선 상대가 되어 있었다. 이것은 장구한 교류의 역사에서 비롯된 전통문화의 유사성과 아울러 냉전시대의 체제 차이에서 기인하는 행동패턴의상이성이 동시에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업문화가 중국현지의 노동자들에게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중국에 파견나간 한국인관리자들이 현지화의 과제를 두고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중성과 관련된다.


어쩌면 문화적으로 유사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만나면서 오히려 더 커다란 당혹감과 충돌을 경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수교 10년이 지난 오늘날 그저 막연하게 양국이 서로 비슷하다고 믿는 것은 잘못된 태도일 것이다. 필자는 양국의 교류와 협력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차이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양국문화와 관련하여 우리가 흔히 공유하는 믿음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있다. 즉, 두 나라 모두 서양의 개인주의 보다는 집단주의적 성향을 띠고 있으며, 집단내부에서 가부장적 권위가 인정되는 전통을 지닌다는 것이다. 물론 서양과 비교할 때 양국이 그러한 유사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양국국민을 서로 비교한다면 집단성이나 구성원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실제로 커다란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개인과 집단의 관계


필자가 한국과 중국의 대학생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상당히 재미있는 차이점을 보여준다. 혼자서 학교식당에서 식사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양국대학생들은 서로 아주 다른 대답을 하였다. 혼자서 식사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고 대답한 중국학생은약 73%로 대다수를 차지한 반면, 같은 대답을 한 한국학생은 14%에 불과했다. 한국학생 가운데 35% 정도는 혼자 먹기 쑥스러워서 차라리 군것질로 때우겠다고 대답한 반면, 그러한 대답을 한 중국학생은 겨우 1%를 조금 넘을 정도였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학생보다 한국학생에게서 집단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한국학생들에게 물어보면 혼자서 식사하는 사람은 친구가 없는 불쌍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혼자 있으면 남들이 나를 ‘왕따’라고 하지 않을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부자연스럽다고 한다. 중국과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경험한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중국학생들은 대학입학 후 학과졸업생들의 취직동향에 비교적 높은 관심을 보이고 주로 앞으로 자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지만, 한국대학생들은 입학하자마자 학과와 학교안의 여러 단체 활동에 참가함으로써 새로운 집단에 빨리 적응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학교당국 역시 학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비롯하여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점을 볼 때, 중국학생들보다 한국학생들에게 집단소속감이 더 중요하고 집단주의 경향이 더 강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인 보다 한국인이 일상생활에서 더 많은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 것 같다. ‘동향’, ‘동문’, ‘동창’, ‘동기’, ‘동아리’ 등은 가정의 범위를 넘어서서 개인이 사회와 연결점을 갖는 중요한 집단들이고 어느 정도 개인을 규정해주는 좌표가 되기도 한다. 같은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끼리는 서로 쉽게 친해질 수 있고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속집단 속에서 내가 지켜야하는 ‘의리’가 있고 필요할 때 내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말없는 신뢰가 존재한다. 바로 이 때문에 이번 대통령 선거기간 중에 동향모임이나 동문모임을 금지하는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 나타났으며, 더 좋은 대학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부모가 엄청난 고액과외를 시키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출현하였다.


소속집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인 기업관리자들은 중국인의 높은 이직 율에 놀라곤 한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거의 모든 한국인 관리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불만 가운데 하나가 회사에 대한 중국직원의 충성심이 약하다는 점이다. 중국인 직원들에게 회사는 보통 ‘내게 월급을 주는 곳’, ‘내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으로 인식된다.


한국인관리자들은 퇴근시간이 되더라도 일을 마치지 못한 다른 동료를 도와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비해, 중국직원들은 자기 일만 마치면 바로 퇴근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한국인 가운데는 중국인의 이기심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이 많은데 반해, 중국직원들은 한국기업의 잦은 연장근무 때문에 가족과 함께 보낼시 간을 많이 빼앗긴다는 불만을 털어놓는다. 또 한국인관리자들 사이에는 중국인직원들 간의 협동의식이 약하다는 불만이 높은데 비해, 중국인들은 팀 단위로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다.



한국인과 비교할 때 중국인은 집단보다 개인의 능력을 더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다. 양국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필자의 설문조사에 “장학금의 금액이 일정하다면 어떻게 나누는 것이 좋겠습니까?”라는 질문이 있었다. 중국학생들 가운데는 우수한 소수에게 집중적으로 장학금을 주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약 65%로 대다수를 차지한 반면, 한국학생들은 “적게 주더라도 많은 사람에게 주는 것이 좋다”는 대답이 과반수인 56%였다.



대인관계의 방식


한국인들이 소속집단성원 간의 호혜행위를 강조하는데 비해, 중국인들은 일대일의 호혜관계를 더 중요시 한다. 이 차이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국인과 한국인 사이에서 오해가 빚어지는 일이 종종 있다. 내가 아는 한국인선생님 한분이 중국학생들에게 느꼈던 실망감도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다. 선생님은 자기가 가르치던 중국학생들을 데리고 어떤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인원수 제한이 있어서 모든 학생들을 다 데리고 갈 수는 없었기 때문에 몇 사람이 자발적으로 포기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선생님은 같은 어학연수프로그램에서 몇 개월간 서로 친해진 사이므로 그 중에 당연히 집단전체를 위해 자기이익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 믿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중국학생들은 항상 성격이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다녔고 전체가 하나의 집단으로서의 응집력을 가지지는 못했다. 게다가 자신의 배려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친한 친구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좋은 기회를 양보하는 것은 중국적 사고방식으로 볼 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와 비슷한 경우를 중국의 ‘희망프로젝트(希望工程)’에서도 볼 수 있다. ‘희망프로젝트’는 가난한 지역 아이들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모금운동이다. 그런데 한국의 수재민 돕기 등과는 달리 이 운동은 중앙기구가 돈을 직접 받아서 배분하는 방식이 아니라 돈을 지원할 사람과 학교에 갈 아이를 일대일로 연결 시켜서 지원자가 아이에게 직접 돈을 보낸다. 한국인과 비교할 때 중국인의 호혜방식은 많은 경우 이러한 일대일관계를 선호한다. 중국과 한국 모두 ‘연줄’을 중요시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인맥―혈연, 지연, 학연을 포함하는―이거의 ‘선천적인’ 것에 가깝다면 중국인은 ‘꽌시(關係,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를 만들 때 ‘후천적인’ 사귐을 상대적으로 더 중요시 한다. 물론 중국에서도 ‘친척꽌시’, ‘동향꽌시’, ‘동창꽌시’를 얘기하지만 동향이나 동창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한국처럼 자주 모이는 것도 아니고 또 견고한 집단을 형성하지도 못한다. 한국사회는 집단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뭉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비해, 중국은 각 개인이 하나하나의 독립된 원자에 가까우며 보통 일대일의 관계를 통해 서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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