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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롤스의 맥시민 원칙

작성자백작|작성시간15.02.23|조회수4,191 목록 댓글 0

두 사람이 제로섬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자. 여기서는 내가 입을 수 있는 최대 손실(maximum loss)을 최소화(minimizing)하는 선택이 최적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를 미니맥스(mini-max) 전략이라고 한다. 이는 상대가 얻을 수 있는 최소이득(minimum gain)을 최대화(maximizing)하는 것과 같다. 곧, 참가자의 이득과 손실의 합이 제로가 되는 게임에서는 미니맥스(mini-max, 최대극소화) 와 맥시민(max-min, 최소극대화) 전략은 동일하다. 제로섬 게임이 아닐 때는 양쪽이 다를 수밖에 없다. 상대 손실이 꼭 나의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생활에서도 맥시민 원칙은 훌륭한 해법이 된다.


미국의 정치철학자인 존 롤스(1921~2002)는 <정의론>에서 사회정의를 공정성으로 집약한 뒤 자유·소득·부 등 사회적 기본재의 공정한 분배 원칙으로 두 원리를 제시했다. 제1원리는 시민들의 기본권으로서 자유는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할당돼야 한다(최대로 평등한 자유의 원리)는 것이다. 제2원리는 첫째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은 사회의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 이익이 돼야 한다(차등의 원리), 둘째 공직 등 사회적·경제적으로 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는 균등하게 분배돼야 한다(공정한 기회균등의 원리)는 내용이다. 제1원리는 제2원리에 우선하며, 제2원리 가운데는 첫째가 앞선다. 제2원리의 첫째가 바로 맥시민(max-min) 원칙이다.


존 롤스가 정의론을 이야기하면서 아직 태어나지 않은 유아의 영혼들이 맺게 되는 계약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다. 이를 ‘신계약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직 자신이 누구의 아들로 태어날지 모르는 유아들이 계약을 한다면, 불리한 경우를 최소화하도록 계약을 하지 않겠느냐는 게 롤스의 추론이다. 어쩔 수 없이 불평등을 용인해야 할 경우에는 가장 어려운 사람이 가장 많은 혜택을 보도록 해야 정의롭다는 뜻이다. 흔히 맥스민(max-min)이라고 부르는, 약자의 후생이 최대화되는 것이 정의라고 하는 롤스의 정의가 바로 이제 태어날 영혼들의 계약에서부터 나왔다.


영혼들이 보기에는 자신이 이병철이나 정주영의 아들로 태어날 가능성보다는 자동차 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로 태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니 이들은 이병철이나 정주영 아들의 형편을 더 높게 하는 것보다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황을 더 높게 해주는 방식의 계약을 하지 않겠는가. 이게 롤스의 정의론이다. 정의는 이런 때일수록 선명하게 드러난다. 가진 자 위주의 정책을 펴는 정부가 스스로 정의롭다는 말만은 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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