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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서사적 존재

작성자포엠|작성시간11.04.11|조회수1,286 목록 댓글 0

마이클 샌델은 사회가 정의로운지 묻는 것은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어떻게 분배하는 지 묻는 것이다. 이러한 정의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제레미 벤담과 스튜어트 밀은 정의란 공리나 행복 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리주의는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으며 중요한 도덕적 문제를 모조리 쾌락과 고통이라는 하나의 저울로 측정하는 오류를 범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한편으로 자유시장주의자(Libertarian)들은 정의란 자유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자발적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규제 없는 시장을 옹호하면서 정부 규제에 반대하는데 그 명분은 인간의 자유이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장하준이 책 전반에 걸쳐서 비판하고 있는 자유시장주의자의 배경 철학도 이에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마이클 샌델이 예로 든 밀턴 프리드먼을 장하준도 언급한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시장은 과연 공정한가? 자유시장에서 우리의 선택은 얼마나 자유로운가?


이와 더불어 존 롤스는 정의를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행하는 가언적 선택이라고 본다. 이를 자유주의적 평등주의라고 한다. 존 롤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기초가 된 칸트를 이해해야 한다. 칸트는 순수이성실천을 연습하여 도덕의 최고원칙을 도달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내 의지가 나에게 부여한 법칙에 지배될 때만이 나는 자유롭고 그리고 그러한 법칙은 이성에서 나온다고한다.


칸트는 실천이성을 도구로 여기지 않고 어떤 경험적 목적에도 상관없이 선험적으로 정해지는 순수 실천이성으로 여긴다. 그는 이성이 의지에 명령하는 방법으로, 조건이 따라 붙는 가언명령과 조건 없는 정언명령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정언명령만이 도덕적인 명령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또 합법정부는 맨 처음 만들어진 원초적 계약을 기반으로 하고, 이는 상상의 계약이라고 주장한다.


존 롤스는 정의란 원초적으로 평등한 상황에서 어떤 원칙에 동의하는 가를 묻는 것이며, 사회계약은 이러한 위치에서 이루어지는 가언합의라고 한다. 소득과 기회의 분배는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임의의 요소를 기반으로 해서는 안된다. 롤스가 내놓은 대안은 차등원칙이라 부르는 것으로 재능 있는 사람을 격려해 그 재능을 개발하고 이용하나, 그 재능으로 시장에서 거둬들인 대가는 공동체 전체에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한편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란 사람들에게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의는 능력에 따라 우수성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된다. 재화의 목적에서 그 재화의 적절한 분배에 이르기까지 아리스토텔레스의 추론 방식은 목적론적(teleological) 이다. 또한 그는 정치의 목적은 어느 목적에도 치우치지 않는 권리의 틀을 정하는 게 아니라 좋은 시민을 양성하고 좋은 자질을 배양하는 것이다. 즉 미덕이다. 도덕적 미덕에는 판단이 필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실천적 지혜라 부르는 지식이다. 이는 선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의 이성적이고 진실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는 선을 권리에 앞세우며 자유주의자들은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위험하다고 본다.


이제까지 우리는 공리주의적 입장,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입장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행복의 극대화가 혹은 권리의 확대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든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또한 복잡하고 다양한 도덕적 요구를 설명하기에도 어렵다.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는 나는 사회적, 역사적 역할과 지위와는 별개의 존재라는 생각은 잘못이며 인간은 서사적 존재라고 본다. 매킨타이어는 나는 개인이라는 자격만으로는 결코 선을 추구하거나 미덕을 실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마이클 샌델은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공동선을 추구하는 새로운 정치는 시민의식, 희생, 봉사를 들 수 있으며, 시장의 도덕적 한계를 인정하고, 연대를 통한 시민의 미덕을 발휘하며 도덕에 기초한 정치를 시작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존 롤스까지 몇 천년의 정치철학자들의 사상을 포용하며 결국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는 마이클 샌델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단지 정치철학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정치, 문화, 경제에서의 근 30년간의 자유시장주의자들의 이론을 따른 대가가 지금 너무나 크게 해악을 미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장하준이나 마이클 샌델이 주장하는 바대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시기에 온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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