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학문이 그렇듯이 심리학도 철학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특히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철학자들은 현대 심리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현대 심리학의 철학적 배경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들의 사상을 이해해야만 한다.
서양철학의 흐름은 주로 관념적이며 현상주의를 택한 플라톤과 경험적이며 실증주의를 택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리스 시대의 대표적인 학자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은 철학적 심리학은 물론 과학적 심리학의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 하였다. 그 중에서도 플라톤은 철학적 심리학의 사상적 토대를 마련한 철학적 심리학의 대부라고 할 수 있다.
플라톤(427~347 B.C)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교육자였으며 심리학자였다. 그는 오랜 전통과 뿌리를 가진 아테네의 귀족으로 태어났고, 체육과 시문에 능했다. 그는 아리스토클레스(Aristocles)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골이 장대하고 운동선수와 같은 튼튼한 체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플라톤이라고 불려졌다. 플라톤(Platon)이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넓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플라톤은 세 개의 전투에 참전해 무공훈장을 받았으며, 스무살 무렵에는 소크라테스의 제자가 되어 수학했다. 젊은 시절 플라톤은 정치가를 지망했지만, 소크라테스의 제자가 된 지 10년도 안 되어 그의 스승은 독배를 마시고 사망하였으며, 그 역사적 사건을 계기로 플라톤은 정치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유랑을 떠났다. 그 때부터 플라톤은 인간 존재의 참뜻이 될 수 있는 것을 추구하면서 철학을 탐구하기 시작하였다. 여행을 간 곳에서 피타고라스학파를 만나 그들의 사상에 큰 영향을 받고 귀국하였다. 귀국 후 아테네에 정착해서 영웅 아카데모스를 모신 신역에 학원 아카데미아를 개설했다.
플라톤은 여행중 피타고라스학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피타고라스학파가 주장한 감각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질료와 경험할 수 없는 숫자로 구성된 이원론적 우주론에 많은 영향을 받아 그 자신도 이원론을 주장하게 되었다. 물질세계에 있는 모든 대상은 질료와 형상으로 구분된다는 이원론을 주장하면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형상인 추상적인 관념이라고 보았다. 형상을 질료로 환원해서 해석하려고 하면 그 실체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감각을 통해 경험하는 것을 검토함으로써 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그 자체가 잘못이다. 따라서 그는 감각적 정보는 의견을 제공해주는 수단일 뿐이며 추상적인 관념, 즉 현상만이 진정한 지식의 근본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플라톤의 아이디얼리즘(idealism)은 관념론 혹은 현상주의라고 번역된다.
플라톤은 또한 정신물리학적인 심신이원론을 주장하였다. 인간 활동은 정신과 신체라는 두 개의 실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정한 지식은 합리적 영혼이나 정신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그에 비해 신체는 감각이라는 불완전한 것에 한정되어 있다. 그는 사람과 더불어 사람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이 인간 활동을 이해할 때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았다. 사람들은 감각을 통해서 환경을 받아들이는데, 그런 입장은 플라톤의 심신이원론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신체적 수준에서 나타나는 감각적 지식은 초보적이고 왜곡되어 있어 신뢰할 수 없다며, 감각 자료의 유입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지각 표상을 제공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플라톤은 인간이 감각을 통해 이데아를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음의 눈을 통해서만 그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든 사람들이 이 세상을 구성하는 관념에 대한 완전한 지식은 생득적이며 진정한 지식은 내성, 즉 자기 분석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경험은 우리를 속일 뿐이며 우리가 이미 영혼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을 다시 떠올리게 해 줄 뿐이라고 믿었다.
진정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비순수의 세계로부터 마음의 눈을 숙고하는 관념의 세계로 돌아가야만 한다. 인간의 모든 지식은 우리들의 영혼이 천국에 있을 때 가졌던 경험의 잔영 내지는 기억들에 불과하다. 이렇듯 플라톤은 지식이란 생득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생득론자였으며, 지식은 이성을 통해서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이성주의자였다.
플라톤의 사상은 이념, 관념, 개념 등의 합리성을 존중한 주관적인 이성주의로 기울고 있으며, 실재론보다는 관념, 그것도 본질을 위한 관념론에 치중한다. 그리고 언제나 종교적인 요소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상주의 철학에 가깝다. 플라토니즘은 기독교가 유럽을 지배하던 12세기까지 유럽의 사상을 지배하였고, 데카르트, 칸트로 이어지면서 과학적 심리학의 형태주의와 삐아제와 같은 인지주의 심리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스승인 소크라테스를 흠모하며 찬양했고, 형이상학을 수립한 플라톤은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걸출한 제자들을 남겨 두고 기원전 347년 82세를 끝으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