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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작성자포엠|작성시간05.12.09|조회수1,138 목록 댓글 0
 

I  빛과 중력의 명승부



1) E = mc2

광속으로 달릴 수만 있다면 늙지 않고 우주여행을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예언은 이뿐이 아니다. 그는 중력에 의해 공간이 휘고, 빛이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이 존재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의 예언 중 백미는 E = mc2 다른 예언들이 시간과 우주에 대한 사고를 넓혀주었다고 한다면, 이 공식은 원자폭탄과 원자력발전소 등 인류에게 직접적인 영행을 미쳤다. 이러한 아인슈타인의 예언들은 모두 상대성이론에서 나온 것들이다.


지금으로부터 90년 전인 1905년 아인슈타인은 "진공 속을 달리는 빛의 속도는 모든 관성계에서 같다"는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그리고 10년 후인 1915년 "질량을 가진 물체는 공간을 휘게 한다."는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했다. 흔히 상대성이론이라고 하면 이 2개의 이론을 합해 말한다. 상대성이론이 다른 이론들에 비해 특별히 사랑을 받는 까닭은 뭘까. 그것은 상대성이론이 우리의 상식을 흔들어 놓기도 하지만 시간여행과 우주의 숨겨진 비밀들을 밝혀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상대성이론을 자세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이해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수학적인 지식과 물리 이론들을 알아야 한다. 사실 아인슈타인이 처음 상대성이론을 이해한 과학자들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양자론은 플랑크가 처음 시작한 다음, 보어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 디랙 파울리 등 많은 천재들의 공동 노력으로 완성된 이론이다. 그러나 양자론과 더불어 20세기 최고 의 이론이라고 하는 상대성이론은 거의 아인슈타인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졌다. 이점이 아인슈타인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2) 특수상대성이론의 탄생 - 꿈속의 빛과 경주 -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하기 10년 전인 1895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6세의 소년 아인슈타인은 자주 빛에 관한 꿈을 꾸었다고 한다. "나는 꿈속에서 빛을 뒤쫓아 가곤 했다. 아주 빠르게 빛을 따라가면 빛과 속도차이가 없어져 빛이 멈추고 만다." 아인슈타인은 이 꿈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를 풀려고 노력했다. 빛이 멈추지 않으려면 빛의 속도가 더 빨라지거나, 아무리 빨리 뒤쫓아 가도 빛과의 속도 차이가 좁혀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당시로서는 생각할 수 없었다. 갈릴레이의 상대성원리에 따라 빛의 속도로 뒤쫓는다면 앞서가는 빛은 멈춰야 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아인슈타인의 고민은 계속되고 또 계속됐다. 드디어 1905년 10년에 걸친 그의 고민이 풀리게 된다. 빛의 속도는 고전적인 상대성원리에 맞춰 덧셈과 뺄셈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아인슈타인은 발견해 낸 것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은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다.


3) 일반상대성이론의 탄생 - 엘리베이터 사고 실험에서 출발 -

특수상대성이론은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특수상대성이론은 관성계에서만 성립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이 '특수'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관성계가 아닌 곳에서도 성립하는 것이 있지 않을까. 만약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그 이론을 일반상대성이론이라고 이름 지어야 할 것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하고 난 후 아인슈타인은 여전히 불만이었다. 그것은 중력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까닭이었다. 뉴턴은 중력이 순간적으로 전해진다고 했고, 이것은 천문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중력은 빛보다도 빨리 전달돼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만든 특수상대성이론과 뉴턴의 중력이론을 어떻게 절충시킬 수 있나 고민에 빠졌다. 아인슈타인의 중력에 대한 고민은 하나 둘씩 결과로 나타난다. 1907년 12월 그는 중력에 의해 빛이 휜다는 충격적인 논문을 발표한다. 그리고 1911년에는 차양 옆을 스쳐 지나가는 빛을 관찰함으로써 빛이 휘는 정도를 잴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한다. 마침내 1915년 11월 25일 중력에 대한 고민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는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다. 그 요지는 "질량을 가진 물체는 공간을 휘게 한다."는 것이다. 그때 아인슈타인의 나이는 36세였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힌트를 이렇게 얻었다고 말했다."베른  특허국에 근무할 때 일이다. 문득 떠오른 생각은 자유낙하 실험이었다. 어떤 사람이 자유롭게 낙하한다면 그 사람은 무게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이것이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의 '엘리베이터 사고실험'으로 일반 상대성이론의 출발점이 됐다. 자유낙하 하는 엘리베이터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관성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라 그 안에 있는 빛은 직진하게 된다. 그런데 밖에 있는 관측자에게 빛은 포물선을 그리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관측자는 빛이 엘리베이터의 가속도에 의해 굽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가속도가 중력의 작용에 의한 것이므로 빛은 중력에 의해 굽는 결과가 된다. 아인슈타인은 빛이 중력의 영향을 받고 어떻게 휘는가? 결국 아인슈타인은 중력과 가속도는 같은 것이고, 관성질량과 중력질량은 같다는 것을 설명함으로써 새로운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들어냈다.



II 시간은 느려지고 거리는 짧아진다


1)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

특수상대성이론은 뉴턴 물리학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확장했다. 그 출발점은 빛의 속도가 관측자의 운동과 관계없이 누가 측정하든지 항상 초속 30만km로 같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만들 때 골치를 썩였던 문제는 빛의 속도였다. 그런데 이미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는 것을 마이켈슨과 몰리가 확인실험에서 밝혀 놓았다. 19세기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빛이 전파하기 위해서는 에테르라는 매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음파가 전파하기 위해서 공기라는 매질이 필요한 것처럼 빛도 그러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만일 에테르가 존재한다면 관측자가 에테르에 대해 어떤 상대적인 운동을 하는가에 따라서 빛의 속도는 달라진 것이다. 즉 운동으로 기술할 수 있다. 에테르는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를 확인하기 위해 1887년 마이켈슨과 몰리는 간섭실험을 실시했다. 그들은 거울과 반 거울을 이용해 만든 간섭계를 설치했다. 만일 우주공간에 에테르가 존재한다면 지구의 공전과 자전에 따라 에테르의 흐름이 발생한다. 에테르와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빛과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빛이 속도의 차이로 인해 간섭현상을 일으킨다면 에테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한 간섭 현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에테르가 존재한다고 믿고 이를 증명하려고 했던 마이켈슨과 몰리의 실험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런데 마이켈슨과 몰리의 실험이 이뤄낸 중요한 성과는 빛의 속도가 항상 일정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 사실은 18년 후에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만들 때 유용하게 쓰였다. 아인슈타인의 공적은 진공중의 빛의 속도는 모든 관성체에서 일정하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설명해 낸 것이다.


2) 우주여행을 하면 젊어진다

특수상대성이론을 알면 지금까지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뉴턴 물리학에 젖어왔던 사람들은 그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또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없는 사실들이기 때문에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특수상대성이론은 물체의 속도든 관측자의 속도든 빛의 속도에 견줄 만큼 아주 빠를 경우에 효과가 드러난다. 시간과 공간의 상대성을 도입하고 있는 특수상대성이론은 뉴턴 물리학과는 다르다. 뉴턴 물리학에서 공간은 상대적이지만 시간은 절대적이라고 봐 왔다. 아인슈타인은 공간과 시간이 관측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빛과 비슷한 속도로 달리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길이가 수축된다고 예언했다.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운동하는 물체의 길이가 정지해 있을 때보다 더 짧아져야 한다. 이것을 '로렌츠-피츠제럴드 수축'이라고 한다. 이때 물체의 속도나 관측자의 속도가 빨라지면 이러한 현상은 점점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즉 길이는 점점 더 줄어 보이고 시간은 더욱 늘어나게 돼 그 속도가 빛의 속도가 되면 길이는 없어지고 시간은 무한정 늘어지게 된다. 특수상대성이론을 뒷받침하는 예로 '쌍둥이 패러독스'가 있다.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쌍둥이의 형이 우주여행을 하면 지구에 있는 동생보다 나이를 적게 먹는다는 것이다. 광속의 60%로 여행하면 우주선을 탄 형이 8살을 먹을 때 지구에 있는 동생은 10살을 먹는다. 문제는 우주선을 탄 형이 보면 지구 자체가 여행하는 것처럼 보여 지구에 남은 동생이 나이를 덜 먹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를 '패러독스'라고 부른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우주선을 탄 형이 나이를 적게 먹는 것으로 나타난다.


3) 소립자의 수명이 길어진다

인간이 아직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오랜 기간 여행할 수 없기 때문에 쌍둥이 우주실험은 증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라 시간이 느려지고 길이가 줄어드는 좋은 예가 있다. '뮤'라고 불리는 불안정한 소립자는 수명이 불과 1백만분의 2초밖에 되지 않는다. 이 입자는 우주선에 의해 지구 대기 상층부에서 생성돼 광속에 가까운 뮤입자가 광속으로 운동한다고 해도 살아있는 동안 낙하거리는 겨우 0.6km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보통의 뮤입자의 입장에서는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낙하하기 때문에 축지법을 이용하는 도사와 같이 '수축된 공간'을 이용해 1백만분의 2초의 수명을 가지고도 지표면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지표면의 관측자 입장에서는 뮤입자의 시간이 지연된 나머지 뮤입자의 수명이 연장돼 지표면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간이 늘어나는 현상과 길이가 줄어드는 현상은 같은 효과다. 이처럼 특수상대성이론의 현상들은 우주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4) 관측자의 속도에 따라 질량이 증가 한다

특수상대성이론 중에서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는 예언이다. 특수상대성이론에다 동역학적인 운동법칙을 적용하면 관측자의 속도에 따라 질량이 증가한다. 이 질량 증가 현상은 물체의 속도가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 만일 물체의 속도가 빛의 속도에 이르면 질량은 무한대로 커진다. 1908년 부헤레르가 처음 실험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전자의 전하와 질량의 비, 즉 비전하 값이 전자의 속도가 커짐에 따라 점점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질량 증가 현상은 관측자의 속도가 빛보다 빠를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 따라서 아무리 훌륭한 우주선을 만들어도 빛의 속도보다 빠를 수 없다는 것이 특수상대성이론의 주장이다.


5) 질량은 곧 에너지다

특수상대성이론이 세계를 뒤흔든 것은 질량을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고전 물리학에서 물체의 역학적 에너지는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만으로 주어진다. 그러나 특수상대성이론을 적용하게 되면 여기에 정지질량이라고 특별히 구별하는 까닭은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라 질량도 변하기 때문이다.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질량과 에너지가 같다. 따라서 두 물리량은 언제든지 상호 변환할 수 있다. 방사성 물질이 핵분열 하거나 수소가 핵융합 한 후 질량은 반응 전의 질량에 비해 적다. 이 질량결손분이 E = mc2라는 공식에 따라 엄청난 에너지로 변한다. 이러한 에너지를 원자력에너지라고 하며, 원자폭탄으로 그 위력을 실감했다. 원자력 발전소는 핵분열을 천천히 일으켜 에너지를 얻는다. 가벼운 원소들이 결합해 핵융합 할 때도 질량결손 에너지가 나온다. 태양과 별에서 나오는 열과 빛은 바로 핵융합에 따른 질량결손 에너지다. 그러나 핵분열과 달리 핵융합은 아주 높은 온도와 높은 압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실생활에서 응용되고 있지 못하다.



III  중력은 공간을 휘게 한다


1) 해가 빛을 휘게 한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에 의해 휘어진 동간은 질량을 가진 물체뿐 아니라 질량이 없는 물체인 빛마저도 휘게 한다. 뉴턴의 중력이론은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의 운동만을 설명할 수 있으므로 중력에 의해 빛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만일 태양을 지나는 별빛이 있으면 그 빛은 차양의 중력장에 의해 휘어진 공간을 따라 움직이므로 직진하지 않고 휘어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태양 옆을 지나는 빛이 약 2초의 각만큼 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러나 그의 예언은 당시의 학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반상대성이론이 워낙 난해한 수학에 의존하고 있고, 빛이 휘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혁신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1919년 천문학자 에딩턴은 아인슈타인의 예언을 확인하려고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아프리카로 찾아갔다. 그의 관측 결과는 아인슈타인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평소 낮엔 별을 볼 수 없지만 개기일식 때는 달이 해를 가리는 덕분에 그 주변의 별들을 볼 수 있다. 에딩턴이 시도한 방법은 이 별들을 사진으로 찍어 두었다가 6개월 뒤 그 별들이 다시 밤하늘에 나타날 때 찍은 사진과 비교하는 것이다. 만약 일반상대성이론이 맞는다면 차양으로부터 가까운 별들의 위치가 달라져야 하고, 태양으로부터 멀리 있는 별일수록 그 위치이동이 점점 더 작아져 야 하다. 에딩턴의 관측은 일반상대성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 유명해졌다.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하기 위한 비슷한 실험이 또 있었다. 이번에는 가시광선을 방출하는 별이 아닌, 전파를 방출하는 퀘이사들이 지구에 보내오는 전파의 편향을 관측했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로 중력에 의해 공간이 휜다는 것을 검증할 수 있었다.


2) 뉴턴 역학으로 풀지 못한 수수께끼

태양계 내에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숙제가 있었다. 바로 수성의 근일점 이동이다. 근일점이동은 수성의 타원궤도가 닫히지 않아 근일점이 1백년마다 각 크기 43초씩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근세의 천문학자들은 뉴턴 역학으로 이 현상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어서 수성과 태양 사이에 아직 발견되지 않는 행성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불칸(Vulkan)이란 이름까지 지어진 이 행성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케플러의 법칙에 따라 모든 행성은 타원궤도 운동을 한다. 이 타원궤도의 장축과 단축은 고정돼있지 않고 태양 질량 분포의 불균일성이나 다른 천체의 영향으로 세차운동을 하게 된다고 뉴턴 역학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다른 천체 등의 영향 없이 행성 자체의 중력효과만으로 세차운동을 한다. 세차운동의 크기는 태양과 행성간의 거리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태양에 가까운 행성일수록 그 효과가 커지게 된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수성의 경우 한 번 공전하면 0.1초 정도 움직이는데, 1백년 정도 쌓이면 약 43초의 값을 가진다. 1940년대 수성의 근일점이동을 측정한 결과 그 값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측했던 것과 일치했다.


3) 빛이 탈출할 수 없는 곳

태양계가 속해 있는 우리은하에서도 일반상대성이론은 증명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블랙홀(black hole)의 존재 자체가 바로 그 증거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태양의 경우 현재의 크기를 가질 때는 주위를 지나는 빛이 조금 휘게 된다. 만일 태양의 크기가 질량이 변하지 않는 가운데 점점 더 줄어든다면 빛이 휘는 각은 점점 더 커져야만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태양반지름이 1.5km가 되도록 수축하면 빛은 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빨려 들어가게 된다. 이것을 블랙홀이라고 부른다.


블랙홀과 그 동반성은 유입물질 원반에 의해 X선을 방출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백조자리의 첫 번째 X선원'이라는 의미를 가진 CygX-1이다. CygX-1 말고도 블랙홀의 예는 많다. 우주망원경을 이용한 블랙홀의 관찰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최소 태양 질량의 약 3배에 이르는 동반성을 갖는 것으로 여겨지는 A0620-00별도 역시 블랙홀을 가진 쌍성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외에도 컴퍼스자리 CirX-1, X선을 내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고 질량이 큰 동반성을 지닌 마부자리 별과 거문고자리 별, 그리고 오리온자리의 BM별 등도 블랙홀이나 최소한 중성자별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적지 않다.


4) 질량을 가진 물체, 움직이면 파동 생긴다

질량을 가진 물체는 공간에 중력장을 형성한다. 그 물체가 진동하거나 움직이면 그 중력장도 진동하고 공간으로 퍼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중력파이다. 중력파는 마치 전하가 운동하면 전자기파를 내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중력파의 존재 역시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의 한 해로 탄생했다. 이 역시 전자기파가 맥스웰 방정식의 한 해로 주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중력파는 전자기파와 달리 워낙 세기가 약해서 검출하기가 매우 어렵다. 실제 중력파의 세기는 전자기파의 10의 수십 제곱분의 1정도로 약하다. 미국의 테일러와 헐스는 1974년 보이지 않는 동반성과 쌍성을 이루고 있는 펄사(강한 전파를 내는 중성자별)를 관측했다. 이 두 별은 불과 해의 반지름 거리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초속 약3백 km의 어청난 속도로 약 8시간마다 서로 공전하고 있다. 이 쌍성이 방출하는 중력파는 에너지를 빼앗아 달아나기 때문에 두 별이 점점 접근하며 공전주기가 빨라진다. 테일러와 헐스는 공전주기가 매년 약 1만분의 1초씩 짧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는 상대성이론으로 계산한 이론치와 완전히 일치했다. 테일러와 헐스는 이 발견의 공로로 199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5) 거대한 은하가 별을 휘게 한다

중력렌즈는 중력장에 의해 빛이 극적으로 휘는 효과이다. 강한 중력원 근처의 시공이 휘어지고, 이 때문에 빛이 굴절돼 마치 렌즈와 같은 효과를 발생시킨다. 다만 이 렌즈는 대체로 점모양의 중력원에 의해 빛을 굴절시키기 때문에 완벽한 광학렌즈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하나의 상이 두 개로 보인다든가 또는 고리 모양으로 비친다. 특히 우리은하로부터 멀리 떨어진 퀘이사와 같은 천체들은 그 사이에 놓여 있는 은하나 은하단 때문에 쌍둥이 퀘이사로 보여 지는 경우가 많다.


아벨2218이라 불리는 은하들이 많이 밀집된 지역에서도 이런 쌍둥이 은하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들의 상당수가 중력렌즈에 의한 효과라고 보여 진다. 또한 수많은 활 모양을 한 은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중력렌즈에 의해 나타난다. 이런 중력렌즈 현상 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아인슈타인의 십자가'라 불리는 것이다. 이 아인슈타인의 십자가는 다섯 개의 천체가 십자가처럼 배열돼 있다. 가운데의 G2237+0305라는 은하가 렌즈 구실을 하고 , 80억 광년 떨어져 있는 하나의 퀘이사가 4개의 상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 아인슈타인의 십자가는 얼마 전 허블우주망원경에 찍혀 유명해졌다.


중력렌즈는 하나의 천체를 고리모양으로 변환시킨다. 이를 '아인슈타인의 고리'라고 한다. 이 고리가 닫히지 않은 것을 '아크'라고 한다. 천문학자들은 남반구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대마젤란은하에서 해 질량의 약 4배, 약 10배 정도의 블랙홀을 각각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X선원인 LMC X-1과 LMC X-3를 추적하고 있다. 대마젤란은하는 우리은하를 공전하는 위성은하이기 때문에 거리가 약 16만 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비교적 수월하게 추적되고 있다. SMC (소마젤란 은하)X-1또한 블랙홀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IV 상대성이론의 재음미


상대성 이론은 고전 역학의 수정이 아니라 고전 역학에서 사용한 논리나 자연을 보는 안목에 커다란 개혁을 일으켰다. 과학의 발달은 점진적이고 누진적인 인간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사고방식 자체를 개혁함으로써 이룩된다는 토마스 쿤의 주장은 이 상대성 이론의 내용을 보아서도 옳은 것 같다. 뉴턴의 명성은 2세기를 넘게 우리 인간의 사고를 지배해 왔다. 이 권위에 도전한다는 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도 매우 힘든 일이었음을 역사가 말해 준다. 호이겐스가 빛은 파동이라고 주장하였으나 뉴턴의 권위에 눌려서 그 주장은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 후 토마스 영이 빛을 파동이라고 입증했지만 그의 논문을 보면 뉴턴의 권위를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조심하였는가를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요구한다. 갈릴레이는 자기의 새로운 아이디어로 인하여 생명의 위협까지 받지 않았던가? 아인슈타인의 위대함이란 그의 명석한 두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권위에도 복종하지 않는 사고의 자율성에 있다고 생각된다. 그는 다른 사람이 제시해 준 사고의 유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단연코 거부하고, 사물을 새로운 각도에서 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시간과 공간이 상대적이라는 것은 고전 역학의 테두리 안에서는 나올 수 없는 생각인 것이다. 고전 역학에서 수백 년 동안 당연시 되어 오던 기본 가정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도전함으로써 위대한 새로운 이론이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인슈타인의 위대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또 지금의 우리 세대가 그 권위에 눌려서 참다운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스럽다. 기존 이론에 대한 계속적인 도전 없이는 발전 또한 없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자연 과학뿐 아니라 인간이 일하고 있는 모든 분야에 다 적용되는 원리라고 생각된다.


기존의 생각에 구속되지 않고 사물을 바로 들여다볼 수 있는 힘, 그것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위대함이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있지만 그것을 보는 인간의 사각은 갖가지이고, 그 각각은 제각기 다 다소간의 진실을 말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불완전한 것이다. 뉴턴도 아인슈타인도 일면의 진리를 말하고 있지 결코 완전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인류 문화의 꽃을 피우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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