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어던
토마스 홉스/ 하승우 역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는 영국의 철학자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의 토대를 쌓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가장 유명한 저작은 《리바이어던》(1651)으로 본제는 《리바이어던: 시민 공동체와 교회 공동체의 재료와 형태, 권력》이다.
리바이어던은 구약성서 <욥기> 제40장 24절에 나오는 말로, 강력한 힘을 가진 바다 괴물을 의미한다. 책에서는 절대 권력을 지닌 정치공동체인 국가를 상징한다. 그는 절대국가를 옹호한 이도 아니었으며, 성악설을 주장한 이도 아니었다. 다만 그는 개인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고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국가가 필요하며, 이 국가는 자유로운 인간들의 서약과 동의 속에서 설립됐다고 말한다.
홉스는 인간은 감각을 통해 외부를 인식하고 경험을 통해 사고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하기에 인간의 인식과 판단은 언제나 불안전할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 또한 그는 인간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힘을 추상적인 도덕이나 신앙이 아닌 정념, 즉 인간의 욕망 혹은 욕구에서 찾았다. 그러하기에 홉스는 서로 다른 욕망의 운동이 사람들 사이에 충돌과 경쟁을 불러온다고 보았다.
이런 무한한 인간의 욕망 때문에 공포가 생기므로 이 혼란과 공포를 끝내고 평화를 보장하려면 모두가 인정하는 힘이 있어야한다며 권력의 정당성을 이끌어 냈다는 점이다. 인간이 폭력과 혼란 속에서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는 평화를 유지하고 국가를 설립하는 심리적인 토대가 된다. 따라서 홉스는 도덕을 추상적인 원칙이 아니라 인간 사이에 충돌을 피하기 위한 현실적인 규범으로 보았다.
편안함과 육체적 쾌락에 대한 욕망은 인간을 공동의 권력에 복종하게 한다. 그러한 욕망 때문에 인간은 자신의 근면함과 노동으로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되는 현실적 보장을 포기한다. 죽음과 고통에 대한 공포도 마찬가지 이유로 인간을 그렇게 만든다. 또 지식과 평화를 가져올 방법에 대한 욕망도 인간이 공동의 권력에 복종하게 만드는데 이것은 여유롭게 지내려는 욕망을 포함하고 있어 다른 힘에 의한 보호를 바라게 한다. 결국 이러한 경쟁과 충돌,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에서 개인은 개인의 목숨과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계약을 맺는데 그게 바로 국가다. 국가는 개인의 일정한 자유를 담보로 개인의 목숨과 평화를 보장한다.
하나의 인격으로 통일된 대중은 국가나 시민으로 불린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리바이던’의 탄생, 보다 경견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불멸의 신’에게 의지하듯 우리의 평화와 안전을 맡길, ‘죽을 운명을 가진 신’의 탄생이다. 국가를 정의하자면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 계약을 맺어 모든 사람을 국가의 건설자로 만들 때 국가는 공동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힘과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인격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격을 가진 사람을 주권자라 부르고 그 밖의 다른 모든 사람들을 국민이라 부른다.
국가는 절대적인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니고, 국가 안에서 개인은 제한된 자유를 누린다. 하지만 홉스는 이 제한된 자유야 말고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자유라고 생각했다. 목숨이 붙어있지 않는 상태에서의 자유란 진정한 자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주권자의 권력은 그것이 없을 때만큼 나쁜 상황을 가져오지 않고, 어떤 정부 형태에서건 국민이 겪을 수 있는 불편이 아무리 크다 해도 내전이나 다른 혼란스런 상황에 비하면 그 불편은 보잘 것 없다. 따라서 개인은 국가에 절대적으로 복종해야만 한다. 단, 국가가 개인의 목숨을 해하려고 할 때 개인은 국가에 저항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개인은 개인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국가의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홉스에게 국가 내에서의 자유는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니라 법이 금지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다. 즉 주권자가 법으로 금지하지 않았다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더구나 홉스는 폭력에 의한 죽음을 피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내에서의 자유야말로 진정한 자유라고 주장한다. 결국 홉스가 주장하려 했던 것은 국가 또는 주권자를 통한 안정과 질서였고, 이는 계약의 당사자인 개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홉스는 개인주의 자였다. 그에게 개인의 생존과 이익, 행복을 앞지르는 가치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에게 이성이란 개인의 욕망을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도구 선택의 기능일 뿐이다. 그는 모든 존재를 평등한 존재로 봤다. 자연은 인간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평등하게 만들었다. 평등함을 불신하게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의 지혜를 자만하는 허황된 마음뿐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성을 갖고 태어나며 능력의 차이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 홉스의 주장이었는데, 이런 그의 주장은 신분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다고 믿던 중세 사람들에게 매우 혁명적인 것이었다. 이러한 발상의 전제하에서 그는 출생이나 혈연 같은 자연적인 것이 신분 질서를 해체시키고 모든 구성원의 동의에 근거한 권력, 즉 국가를 세웠다고 주장한다. 주권자와 국민은 권력의 소유라는 점에서 엄청난 격차를 갖지만 국민들 사이에 평등의 관계를 유지시켰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