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7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 지역에서 출생한 소로는 보스턴에서 하버드 대학에 다닐 때와 뉴욕에서 몇 달간 가정교사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고향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소로는 인간의 내면을 중시하는 초월주의자, 자연과의 공존을 강조하는 자연철학자, 국가나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양심을 우선시하는 개인주의자, 부정의한 정부에 실천으로 저항하는 행동주의자, 최소한의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는 도덕주의자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소로는 28세인 1845년 7월 4일부터 1847년 9월 6일까지 콩코드에서 약 2마일 정도 떨어진 월든 호숫가에서 오두막을 짓고 혼자 생활하고, 이를 기록하여 1854년 『월든』을 출판했다. 소로의 <시민불복종>과 노예제에 반대하는 글들은 영국사회주의와 톨스토이, 간디, 마틴 루터 킹 등에게 영향을 미쳤다. 『월든』은 출판 당시에는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1960년대 이후 환경과 생태운동의 발전에 따라 크게 주목받고 있다.
소로는 1845년 3월말부터 도끼를 빌려 손수 집을 짓기 시작해서 벽과 지붕이 마무리된 7월 4일(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에 이 집으로 이사해서 살기 시작했다. 소로는 월든 호수로 간 이유에 대해 비용을 들이지 않고 생활하거나 고행을 하려던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방해받지 않고 개인적인 용무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또한 깨어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 삶의 본질적인 사실만을 직면하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 알아보고, 내가 숨을 거출 때 깨어있는 삶을 살지 않았다고 후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힌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의 노예가 되어 노동의 무게에 짓눌리고 숨을 헐떡이면서 인생의 길을 가까스로 기어 내려가는 불쌍한 영혼들에게 1년에 6주일만 육체노동을 하면 고결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소로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숲에서 살면서 집을 짓는데 들어간 비용, 농사를 지어 수확해서 팔아 식품과 옷 등을 구입하는데 들어간 비용과 수입 등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밝혔다.
소로는 책으로 발간한 이유에 대해 실의와 낙담에 헌정하는 송시를 쓰려함이 아니라 홰에 우뚝 서서 목청껏 아침을 깨우는 수탉처럼 나의 외침으로 이웃들이 깨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힌다. 책은 계절의 변화를 중심으로 해서 시간의 순서에 따라 구성되었다. 2년 2개월 머물렀기 때문에 같은 계절을 두세 번 보냈으나, 이를 1년으로 압축하여 계절 순으로 한 번에 정리했다. 자연을 세밀히 관찰하여 이를 기록했다. 계절의 변화 과정, 특히 호수가 얼 때와 얼음이 녹을 때의 변화과정이 몇 페이지에 걸쳐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주변의 호수들에 설명과 월든 호수의 수심의 깊이를 재고 지도를 그린 것을 보면 측량사로서의 자질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월든 호수의 제일 깊은 곳이 107피트라고 하니 32미터가 조금 넘는다. 들짐승과 새 그리고 어류와 곤충 나아가 나무와 풀의 등 식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연이 친구가 되었고, 그 모습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관찰하였다. 개미들의 전투장면을 목격하고 이를 기록한 부분은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소로는 월든 호수에 살면서도 마을을 자주 방문하고 마을사람들도 자세히 관찰했다. 월든 호수에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도 찾아 기록했다. 그리고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근처에서 살았던 사람들에 대해 세세하게 기록했다. 다만 소로는 자선에 대해서는 냉정한 입장을 취했다. 남이 자신에게 선행을 베풀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스스로 남에게 자선을 베풀고자 노력하지 않았다. 빈자를 구제하는 사람이 되는 데 머무르지 말고 우리 스스로가 진정 가치 있는 고결한 인물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한다. 숲 속에 홀로 사는데 자선을 베푼다고 소문이 나게 되면 이런저런 사람들이 찾아들어 감당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점이 고려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소로는 단순하고 검소한 생활을 강조했다. 넓은 땅과 좋은 집, 유행을 좇은 옷과 육류 음식 등은 오히려 인간을 옥죄고 타락하게 한다고 보고, 이러한 주객전도된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을 직접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옷의 목적은 생명의 열을 유지하는 것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아침의 희망은 따뜻한 커피 한 잔이 꺾고, 저녁의 희망은 차 한 사발이 꺾는다고 보았다. 술을 마시는 것은 맑은 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육식은 값이 비싸고 야만적이며 감각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육식에 반대했다(소로는 33살인 1851년에 틀니를 했다고 한다). 식사를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서 다른 고귀한 생활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하루 세 끼가 아니라 한 끼로 족하라고 설파했다. 담배나 아편 등의 기호품은 당연히 반대했고, 음악도 사람을 도취시키는 힘이 있다고 보았다.
대신 소로는 독서와 산책과 육체노동 그리고 자연관찰과 사색 등을 즐겼다. 소로는 고전을 원어로 읽지 못하는 이들은 인간의 역사에 대해 아주 불완전한 지식을 갖게 된다면서 고차원적인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육체적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아낌없이 돈을 쓰면서 정신적인 황폐함을 치유하는 데는 인색하다고 한탄했다. 소로는 학교를 졸업한 성인들이 계속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출 때가 되었다며 이 마을에서 가장 가치 있게 돈을 쓰는 방법은 연간 수강료 225달러를 내고 동절기 문화강좌를 여는 것이라고 주장함으로써 당시에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을 주장했다.
소로는 은둔을 지향하거나 강조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촉구했다. “자신이 품은 꿈을 향해 당당하게 나아가고 자기가 꿈꾼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꿈을 달성하게 된다. 우리의 삶이 아무리 힘겹고 척박하다고 해도 회피하지 말고 삶을 직면하고 살아내자. 우리가 가장 부자일 때 삶은 가장 가난해 보인다. 트집을 잡으려는 사람은 천국에 대해서도 흠을 잡는다.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우리의 삶을 사랑하자.”
소로가 『월든』에서 외친 가치는 매우 절실하게 다가온다. 자연으로 돌아가 그 속에서 생활하는 것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열어두고 있는 사람에게 『월든』은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세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생활을 한다고 하더라도 소로가 주장한 가치는 여전히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 철저한 물질만능주의, 승자독식의 무한경쟁 사회에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때가 되었다. 주옥같은 구절들을 음미해본다.
“아침 해가 솟아오르게 하는 데 내가 일조하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해가 뜰 때 내가 깨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무엇인가를 얻는 데 드는 비용이란 그것을 획득하는 대가로 즉시 혹은 장기적으로 얼마만큼의 삶을 지불해야 하는가를 말한다.”
“노동자가 자기 인생의 절반을 바쳐야 집 한 채를 마련하게 된다. 사람들은 남들처럼 집을 장만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쓸데없이 평생 빈곤하게 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람은 자기가 목표로 삼는 정도밖에 달성하지 못한다. 당장 달성하는 데 실패한다 하더라도 목표를 높이 세워야 한다.”
“문명세계에서 한 계층이 누리는 사치는 다른 계층이 겪는 열악한 생활여건에 의해 상쇄된다. 도둑질이나 강도 행위는 어떤 이들은 지나치게 많이 소유하고 어떤 이들은 필요한 만큼도 소유하지 못한 사회에서만 발생한다.”
“숲 속에서 길을 잃는 것은 소중한 경험인 동시에 놀랍고 기억할 만한 경험이다. 완전히 길을 잃거나 한 바퀴 돈 후에야 자연의 광활함과 신비로움을 인식하게 된다. 우리는 길을 잃고서야, 즉 세상을 잃어버리고 난 후에야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하고,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들의 관계가 얼마나 무한한지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