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들, 최고의 여자는 최악의 남자에게 끌린다
로마 마리아 코이들 지음/홍이정 옮김
진정한 남성을 갈망하면서도, 여성은 항상 나쁜 남자들에게 끌린다. 매력적이고 이지적인 여성들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녀는 자신의 파트너가 나쁜 남자임을 알면서도 운명적으로 빠져들어 간다. 이 책은 이러한 관계의 사례들을 현장감 있게 묘파하면서, 여성들이 꿈꾸는 허상의 실타래를 예리하게 분석해나가는 일종의 다큐멘터리다.
바람둥이, 격주로 리듬이 바뀌는 남자, 이중생활자, 사기꾼과 상습범, 모성애를 자극하는 남자, 결핍과 욕구로만 사는 남자, 폭력적인 남자, 그리고 사디스트까지… 사업가이자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매력적인 싱글남 로만 마리아 코이들(roman maria koidl)은 여러 유형의 나쁜 남자들의 실체를 해부한다. 그리고 똑똑한 여자들이 왜 번번이 같은 유의 남자들에게 걸려드는지 그 심리적인 원인들을 밝혀나간다.
혹시나 하는 희망의 꽃, 그러나 언제나 역시나인 희망의 늪
많은 여성들이 한 남자에 대한 참된 감정과 감상의 차이, 그리고 감정과 파토스(격정)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서너 번의 성관계 이후 대부분의 남성은 더 이상 전화하지 않는다. 여기에 여성의 반응은 남성의 태도에 대한 사실적인 판단과는 다른, 걱정으로 이어진다. 혹시 핸드폰을 잃어버렸나…하는 식으로. 그러나 이것은 그저 자신을 위한 위로이자 남성에 대한 기대일 뿐이다. 이렇게 자기도 모르게 희망의 늪에 빠져 들어가는 여성들에게 작가 코이들은 이렇게 주문한다.
“당신을 사랑하는 남자를 찾아야 합니다. 그 남자가 시간이 없거나, 전화를 걸지 않거나, 당신의 생일을 잊거든 절대로 용서해줄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이 그 남자한테 중요한 사람이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 말이죠.”
또한 많은 여성들은 정신적 고뇌나 감정적 상처를 가진 남성들에 대해 연민을 느낀다. 남성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강한 자극을 받는 것이다. 심지어 상처받은 남성들에 대해 매력까지 느낀다. 하지만 이런 여성들의 대부분은 스스로를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 이해하는, 비관적인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심리 상태의 여성은 고뇌에 찬 남성들에게서 다시 모든 것을 좋게 만들리라는 기대를 내면에 품고 있지만, 그러나 결과는 언제나 절망스러운 방향으로 흐른다.
모든 문제의 출발은 아버지 그들에게서 버림받은 딸
여성들이 나쁜 남자들에게 쉽게 유혹 당하는 까닭은 소망과 욕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많은 여성들은 자신이 우러러볼 수 있는 남성들을 찾는다. 교육 수준이 높은 여성일수록 돈이 많은 남성을 찾고, 거기다 매력과 향긋한 냄새도 나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여성들이 바라는 남성상은 피라미드와 비교해볼 수 있다. 가장 위쪽에는 공기가 희박하다.
그렇다면 현실 속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남성들을 향한 이런 판타지는 언제 어떻게 여성의 마음속에 자리 잡혔을까? 코이들은 그 원인을 과거 가족 관계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특히 아버지의 무관심 혹은 지대한 집착이 딸들에게 커다란 영향 요소로 작용한다. 훗날 나쁜 남자들에게 종속되게 되는 버림 받은 딸, 관심 받고 싶은 딸, 반항하는 딸 등의 유형은 이렇게 탄생한다. 그러하여 남성과의 관계는 보다 일찍 철저하게 반성될 필요가 있다. 여성들이 자기인식 없이 자신에 대해 충실한 사람을 찾는 것은 헛고생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나아가 어떻게 그런 길을 피해갈지 그리고 어떻게 제대로 된 남성을 발견할 수 있는지 그 전략도 제시한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 서로 존중해주고, 관용을 갖는 것과 같은 규범을 세심히 가꾸며, 관계유지를 공동의 목표로 끌고 가는 사람은 연애관계에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는 주장도 곁들인다.
사실 나쁜 남자들이란 성인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 남자들이다. 그러나 여성은 그들보다 휠 씬 더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다. 물론 책임도 질 줄 알고, 서로의 생각을 교환할 줄도 안다. 나쁜 남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과격한 행동을 선택한다. 현실도피주의인 것이다. 그들은 스무 살 때 했던 것처럼 생각하고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므로 좋은 남성보다는 좋은 여성들이 더 많다. 여성들은 예전보다는 종속관계에서 자유로워졌지만, 동시에 부모세대의 전통적인 역할 모델에 수긍해야만 한다. 이와 같은 상이한 두 가지 현상은 서로 부조화를 일으킬 수밖에 없지만 여성은 이를 헤쳐 나가고 있다.
▶ 책속으로
남성들이란 말만 그럴싸하게 하고 금세 엉뚱한 행동을 한다. 우리가 남성들이게 어떤 여성을 선호하느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당연히 내면의 가치나 성격이나 지적 능력이 중요하다고 당당히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뒤돌아서면 가슴이 풍만한 아리따운 여성을 선택한다. (p.18)
여성들은 운명처럼 보이는 우연이라면 이유를 불문하고 전부 좋아한다. (p.28)
남성들은 자기 맘대로 떠난 파트너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런지 머리를 조아려 용서를 빌면, 여자가 다시 자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여성들은 이런 남성들의 행동이 감정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p.34)
여성들은 눈을 감으면, 눈만 감는 게 아니라 귀도 꼭 봉해버리는가 보다. (p.39)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파트너가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만을 오매물망 기다릴 때, 그저 멋진 섹스로 자신들의 가치를 확인한다. (p.41)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고통을 구실로 삼는 건강한 남자들 이외에도, 실제로 정신적으로 피폐하고 걱정과 위기로 망가진 남자들에게 매력을 느끼는 여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남자들은 거의 악마적인 매력을 뿜어낸다. (p.93 )
바람피우기의 달인들은 핑계거리가 될 수 있는 작은 문을 미리미리 열어놓고 다닌다. (p.117)
상습범은 아주 능수능란하게 이중생활을 즐길 줄 안다. 자신의 허약한 자존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수많은 여성 파트너를 시도 때도 없이 바꾸기 때문이다. (p.125)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사디스트들은 대체로 지능적이며 자신의 지능을 최대한 이용할 줄 아는 폭력자이다. (p.156)
중요한 것은 한 인간은 성장 과정에서 자신과 성별이 다른 부모로부터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p.180)
아버지로부터 충분한 대답을 듣지 못한 여성은 다른 남성을 만날 때에도 자신을 아무런 가치도 없는 존재로서 느낀다. (p.189)
따지고 보면 겁을 주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사랑 그 자체이다. (p.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