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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학 강 좌

시의 소재

작성자Jaybe|작성시간05.08.14|조회수135 목록 댓글 1
 

시는 소재를 필요로 한다. 좋은 소재는 좋은 시의 바탕질이다. 시의 소재란 일상세계를 구성하는 일체의 사물로서 상상력이 그러하듯이 제한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편의상 소재를 몇 가지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정서와 현실과 관념이 그것이다.

 

 

1. 情緖를 素材로 하는 詩

 

 

시의 소재 가운데 비교적 흔하게 사용되는 것이 정서적 세계입니다. 서정시의 본질은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써 표출하는데 있습니다. 시인의 감정은 추상적이거나 우연한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아니라 시인이 일상생활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기가 쉽습니다.

 

 

2. 現實을 素材로 하는 詩

 

 

정서를 소재로 하는 시도 그 정서가 현실의 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에 현실을 소재로 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정서와 현실은 선명하게 분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시를 쓸 때 자기가 가진 중심사상을 표현해내는 중심소재를 가지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시인이 현실과 정서 가운데 어느 것에 주된 관심을 기울이느냐 하는 것입니다.

 

 

3. 觀念을 素材로 하는 詩

 

 

인간의 정신작용은 정서적 영역과 관념적 영역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정서적 영역이 우연에 좌우되는 초논리의 차원이라면, 이와 달리 관념적 영역은 논리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이성적인 차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념을 소재로 하는 시는 관념어를 직접적으로 노출하게 되면 예술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시인이 전달하려는 주제도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전달되지 못합니다. 따라서 관념적인 소재일수록 문학적 형상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합니다.

 

 

<현실을 소재로 한 시>

 

 

이른 아침 거울을 보며

스스로 목을 맨 올가미가

온종일 나를 끌고 다닌다

 

 

사무실로 거리로

찻집으로 술집으로

또 무슨 式場으로 끌고 다닌다

서투른 근엄을 위장해 주고

더러는 나를 비굴하게 만들고

갖가지 자유를 결박하는 끈

 

 

도대체 누굴까?

이 견고한 줄로

내 목을 거뜬히 옭아 쥔 者는...

 

 

답답해라

어머니의 탯줄을 끊고

세상에 나온 이후

나는 아무런 줄도 잡지 못하고

불안한 도시 안개 속을 헤매는 羊

 

 

제발 정신 좀 차려야지

하루라도 몇 번씩 다짐하면서

뒤틀린 넥타이를 고쳐 매지만

나는 다시 고분고분 길들여진다

낯선 시간 속으로

바쁘게 끌려가는 서러운 노예처럼

 

---임영조, <넥타이>---

 

 

나는 아직 그 손을 보지 못했다

날마다 내 뒤를 캐듯

집으로 사무실로 미행하면서

사사건건 나를 견제하는 손

그 손은 수시로 내 목을 조르고

내 밥그릇의 무게를 덜어냈다

축하의 악수를 하고 돌아설 때도

느닷없이 뒤통수를 치던 손

나를 잘 아는 자의 소행 같은데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날마다 속수무책 당하고 산다

나의 허점이나 슬쩍해 가던

치기배의 손도 같고

살려달라고 아무리 울부짖어도

끝내 목졸라 죽인 유괴범의 손도 같다

내게서는 꼬박꼬박 세금 잘 걷고

원리원칙 잘 따지더니, 어느날 문득

수갑차고 TV에 나온 검은 손은 아닐까?

골프채를 휘둘러 산을 옮기고

술잔을 기울여 강줄기를 뒤집는

거물급의 손버릇은 아니었을까?

심증은 가는데 확증 없는 손

그 익명의 손이

밤낮없이 나를 괴롭히지만

나는 아직 그 정체를 모르고 산다

이미 만성이 된 지병과 더불어 살 듯

 

--- 임영조 < 匿名의 손> ---

 

 

<관념을 소재로 하는 시>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 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은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다스한 체온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로

사랑을 가식하지 않는다

 

 

3

 

- 포수는 한덩이 납으로

그 순수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 박남수, <새> ---

 

 

위의 시 <새>에 대해서 잠깐 설명하자면, 인간이 (그가 포수이든 학자이든 작가이든) 인위적인 방법으로 자기가 욕망하는 순수(가치)를 획득하려 할 경우에 오히려 순수를 파괴하고 만다는 역설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이러한 주제를 나타내기 위해 소재로 사랑이나 순수와 같은 관념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 전체에서 관념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데, 그것은 새나 포수, 납덩이 같은 보조관념으로써 관념어를 대신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도서  : 吳世榮, 張富逸. 2002. 詩創作論.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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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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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CHARIN | 작성시간 05.08.12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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