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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학 강 좌

난해한 젊은 시

작성자Jaybe|작성시간06.01.03|조회수141 목록 댓글 0
 


2006년 문학계는 어떤 화두가 릴레이를 벌일까. 어떤 갑론을박이 문학적 트렌드를 이끌어갈까. 매일매일 그 흥분과 떨림의 현장을 찾아가서 우리 문학을 중계한다.


‘노랑 안에서 새빨간 뱀 한 마리가 나의 침대를 차지하고/ 파랑 속에는 막 불타오르는 꽃나무들/ 새들은 빨강 안에서 건성으로 노래하다/ 검정 속에는 복면을 한 아버지가 누이의 스커트를 입은 채 잠이 들고...”(황병승의 시 ‘겨울...홀로그램’ 부분)


‘계란이 터졌는데 안 닦이는 창문 속에 네가 서 있어/ 언제까지나 거기, 뒤집어쓴 팬티의 녹물로 흐느끼는/ 내 천사/ 은총의 고문으로 얼룩진 겹겹의 거울 속 빌어먹을 나야’(김민정의 시 ‘내가 그린 기린 그림 기림’ 전문)


2000년대 시의 새 경향을 대표하는 젊은 시인들은 이렇게 난해한 요설로 독자들을 열받게 한다. 40대 이상 문학평론가들은 대부분 “솔직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다. 2000년대 젊은 시인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것이야말로 2006년 문단의 최대 쟁점이다.


젊은 시인들의 시집을 펼치면 창녀 셋과 뒤엉킨 채 숯불구이가 되는 소년, 남성 성기를 달고 불 속을 걷는 여자, 욕창으로 썩아가는 생선 눈알, 문고리가 수갑인 집 등등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이 범람한다. 시인의 내밀한 추억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서정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구역질 나는 지옥도와 같다.


평론가 박철화는 “지나치게 개인어로 채워져 있어서 많은 사람들을 이어줄 수 있는 소통으로서의 말의 가능성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가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2000년대 시인들을 ‘미래파’로 부르면서 대변해온 평론가 권혁웅은 “장광설이 많지만 시의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며 “젊은 시인들은 추한 것도 미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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