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설의 고향 4

작성자과객 6|작성시간26.06.23|조회수12 목록 댓글 3

#신전설의고향

4화 - 잃어버린 30년 - 15금

어느 화물차 기사의 경험담이다.

정기적으로 반월(안산)에서 광명을 거쳐 영등포를 왕래하는 사람이었는데 1978년 가을비가 내리던 어느날 밤,

으슥한 시골길에서 우산을 든 잠옷 바람에 맨발인 소녀가 다급히 차를 세우더니..

도와달라고..자기부모가 싸우다가 칼부림 끝에 심하게 다쳐서 급히 병원에 옮겨야 한다며 울며불며 사정하더란다.

도로에서도 보이는 야산 중턱의 외딴집을 향해 주저하며 반쯤 올라가다가..무섭기도 하고 골치아픈 일에 말려들까봐 바쁘다고 119에 신고해준다고 하고는 도망치듯 빠져나왔단다.

가장 큰 이유는 그 외딴집에 전등불이 안 켜져 있었기 때문이었다나,

광명에서 공중전화로 119에 대강 신고했지만 그후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려 들지도 않았고 방송이나 신문등은 본래 보지도 않는 체질이라 그냥 그렇게 넘어갔단다.

직후 D건설에 고용되어 리비아에 2년간 나갔는데 외로운 타국생활 때문인지..고아나 다름없는 신세였음에도 애국자가 되고 고국의 모든 것이 그리워지면서 당시의 그 사건이 자꾸 마음에 찜찜하게 걸려오더란다.



그 소녀는 얼마나 무섭고 막막했을까,
119는 맡은바 임무를 다했을까, 자신의 비겁한 희피로 인해 혹시 그 부모가 죽지 않았을까, 그 바람에 그 소녀가 자기처럼 고아가 되지 않았나...
어찌나 양심이 콕콕 찔려오는지 너무도 괴로웠단다.

귀국하여 고향서 일년여 놀며 다른 일도 하다가 별 볼일이 없어 다시 반월에 와서 그 화물회사의 지입차주로 들어가 옛날 그 코스를 다시 뛰게 되었단다.

3년전의 그 집은 없어지고 그 자리에 비닐하우스가 서있었는데 채소를 키우는지 가축을 키우는지는 알 수 없었다.
굳이 찾아가 사연을 물어볼 용기도 못 냈는데..

기어이 올 것이 왔으니 82년 장마가 한창일 때
화물을 싣고 새벽 두시 경에 그 길을 지나게 되었던 것이다.

옛날 그 사건에 대한 건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일어나기로 된 안좋은 일은 반드시 일어나기 마련이라는 격언을 깜박했던 것 같다.

돌연 우산 쓴 여자가 차를 세우기에 놀라 얼떨결에 차를 세우고 보니 바로 그 비닐하우스 앞길이더라는 것이다.



무조건 올라탄 여자는 처녀가 아니라 여고생 같았는데 시내까지만 태워달라고 하며 문을 닫더란다.

차를 출발시켜 운전하면서 피차 더 이상은 말이 없었는데 그는 3년전의 그 소녀가 컸으면 이 나이쯤 되었을 터인데...

혹시 비닐하우스와 관련이 있는가 싶어 물어보려다 물어보려다 끝내 못 물어보고 얼굴 인상을
보려고도 않고 빨리 불야성의 도시로 나가려 가속기만 죽어라 밟았단다.

환장하게도 그녀는 내내 말이 없었다. 나중엔 오히려 말을 할까봐 어찌나 조마조마한지 미치겠더란다.

그러다가 그녀의 발을 우연히 봤는데 맨발이었고..희다 못해 푸르딩딩... 언젠가 본 물에서 건져낸 시체의 다리 같이...!

그리고는 기억의 필름이 끊겼다.ㅡㅡㅡㅡㅡㅡㅡㅡ


https://youtu.be/dxVa7XA7uxw



...다음순간 불야성의 도심이었고 옆자리는 어느새 비어있었는데.. 이젠 살았구나 하는 안도의 눈으로 본 도시는 어찌나 휘황찬란하고 좁던 도로도 어찌나 넓고 평탄하던지...

그러나 광명을 지나 개봉동을 지나며
어쩐지 자꾸 이상한 느낌이 들더란다.

못 보던 광고선전탑. 전에 안보이던 대형건물, 넓은 도로가 너무 헷갈려 다른 도시 같기도 하더란다. 하지만 목적지인 영등포 문래동은 비교적 멀쩡?했는데...

그런데 화주인 조사장은 없고 조사장 아들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어리둥절하더란다.
벌써 몇사람이 차로 다가와 술렁대고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그는 순식간에 30년 8일후의 세계로 떨어져버린 것이다!!



일단 3륜 화물차가 엄청 구형이고 별 소용없는 화물이 증거이고 주행거리가 증명해주는데도 당연 누구도 그의 말을 안 믿었고 회사에선 삼십년전에 도둑으로 고발해두고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시간 여행을 했다면 그도 늙지 않았어야 했지만 그의 얼굴이나 몸이 삼십 년 커녕 사오십년은 더 늙어 보이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하란 말인가?

다시는 차 운전을 안할 생각이라고 하는 그의 슬픈 얼굴을 보며 나는 그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무지 헷갈렸다.

어떤 신의 섭리가 작용해서 그의 삼십년 청춘을 앗아갔단 말인가?
립밴 윙클, 혹은 믿거나 말거나 해외토픽에서나 보던 불가사의한 일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니...

사람 겉모습만 보고 알 수 없긴 해도 나는 그의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꺼이 술값을 내가 계산했다.



벗님들의 분석은 어떠하실지^^
지금은 환갑이 넘었을 당시의 소녀가 나타나서 진상을 밝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좀은 아쉬워 몇년 후 이어썼지만...
왜인지 힘이 빠져...애초의 좌우파 싸움조롱도 실종되고...
...설운도씨도 그럴듯이 출연 시키려했건만...
잃어버린 70년이란 신곡이 나왔다면 또 모를까^

이건 아니다 억지다 나가리다 빠떼루다...ㅜ

무엇보다도 과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까지도
아는 양식있는 작가기로^ 이쯤에서 끊습니다. ㅠ

2012. 9에 씀


소스넣기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사랑의 향기. | 작성시간 26.06.23
    타국생활에 외로움을 느끼면서
    옛일에 후회가??...
    이런생각을 하면서
    계속 읽는데..

    점.점.
    정말 전설의 고향
    드라마 대본을 읽는 것 같아
    흥미로웠어요

    아침시간이면
    마음이 바빠서 긴글을 못 읽었을탠데

    밤시간에 들어와서
    재미나게 잘 읽었네요 ^^
  • 답댓글 작성자과객 6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4 잃어버린 50년.. 60년이란 속편?노래도 나올만했는데...이러다간 잃어버린 100년이 나올지두...ㅠ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사랑의 향기. | 작성시간 26.06.23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