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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일기 30 - 우리는 저마다 다르다 / 킹콩

작성자윤일호(킹콩)|작성시간21.04.15|조회수34 목록 댓글 1

교실일기 30 - 우리는 저마다 다르다 / 킹콩

담임을 맡다 보면 한 해 동안 학급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마땅히 사람 사는 곳이니 그렇지요. 큰 문제로 보는 게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면 저는 이미 벌어진 일이니 아이들과 어떤 공부를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합니다.
작은학교는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 함께 지내다보니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는데 좋은 점은 서로 잘 지내면 평생 오랜 친구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잘못 지내면 서열이나 나쁜 관계가 고착화되어서 부정 이미지가 쌓이게 되지요. 저는 주로 작은학교에서 좋은 점을 많이 봐왔는데 요즘은 꼭 그런 것만 같지도 않더라고요.
아이들 사이 별명을 주고받는 문제로 가끔씩 다툼이 있어요. 또 몇 년 동안 나쁜 감정이 쌓인 경우도 제법 있네요. 우리 반에서도 듣기 싫은 별명을 자주 불러서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쁜 일이 예전부터 있었나 보더라고요. 그래서 1묶음에 그 이야기를 하기로 했지요.
‘우리는 저마다 다르다’
피피티로 보이는 말. 저마다 다르다는 그 말.
“저마다 다르다는 건 무엇 말할까?”
다르다는 게 무얼까,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잘하는 것도 다르고, 관심도 다 다릅니다. 그런데 그 다름이 틀림은 아니겠지요.
“킹콩이 생각할 때 다르다는 건 저마다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는 거라 생각해.”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을 대할 때 다르게 대해야 합니다. 같은 잣대로 저 정도는 괜찮을 거야, 하고 말할 수 없어요. 예를 들자면 별명을 부르는 것도 어떤 사람은 불러도 괜찮을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기분이 나쁠 수 있거든요. 저마다 다른 걸 알아서 다르게 대하는 건 결국 그 사람을 기본으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 좀 솔직해지자. 내가 누군가를 함부로 한 적이 있는지 생각해볼까? 함부로 말을 했다거나 또는 상처주는 말을 했거나.”
사람은 내가 당한 건 쉽게 떠올라도 내가 한 건 쉽게 잊기 마련입니다.
“친구에게 또는 동생들에게,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어떤 대상에게 내가 함부로 말을 해서 상처를 준 경험.”
주저하는 아이도 있지만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솔직합니다. 자신이 했던 경험을 떠올려 짧게 종이에 그 사연을 써내려갑니다.
저는 어린 시절 얼굴이 까매서 깜시라고 불렸어요. 그리고 머리도 크다고 대두라고도 불렸고요. 초등학교 때는 그렇게 키가 크지 않아 숏다리라고도 불리고요. 어떤 애들은 윤똥이라고도 불렀어요. 다들 하나 같이 별로 듣고 싶지 않은 별명이었어요.
“킹콩샘에게 불렀던 별명들이 다 어떤 것과 관련이 있지?”
“몸요.”
“그래, 몸과 관련된 별명인데 다 나쁘게 표현하는 거야. 나도 정말 듣기 싫었거든.”
아이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별명을 수시로 불러댔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에 가면서 키가 부쩍 크고 킹콩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지요. 킹콩이라는 별명은 그리 나쁘지 않았어요. 제 별명을 찾은 느낌이랄까.
“누군가 그 별명을 듣고 기분이 나쁘다면 계속 불러야 할까?”
“아니요.”
“듣는 사람이 기분이 좋지 않다면 부르지 않아야겠지. 그게 다른 그 사람을 존중하는 거야. 그게 기본이지.”
‘원더’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아이들과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얼굴 수술을 24번이나 한 아이입니다. 그 아이를 아이들은 따돌리고 멀리합니다. 그 아이가 점차 자신감을 가지고, 아이들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영화에요. 이영상샘과 작년에 줄거리를 봤더라고요. 그 아이도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찾아가고 빛나는 빛깔을 알게 되어갑니다.
“우리는 사람마다 ___있다. 빈 칸에 어떤 말이 들어가면 좋을까?”
여러 말들이 오고 갑니다. 찬우가 “빛나고”합니다. 맞습니다. 빛나고에요. 저마다 다르다는 건 저마다 빛나고 있다는 다른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저마다 빛나고 있으니 사람을 함부로 대하면 안 돼. 여러분이 함부로 하는 그 어떤 사람도 그 부모님에게는 정말 귀한 자식이거든. 그 귀한 자식을 어느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어. 그게 다름을 인정하는 거야.”
저마다 다 다르기에 누구도 어떤 사람에게 함부로 할 권리는 없어요.
‘킹콩은 __주는 사람이다.’
“킹콩은 어떤 사람이지?”
“도와주는 사람이요.”
“그래, 킹콩은 여러분이 어려움에 있을 때 도와주는 사람이야. 그러니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언제든 나에게 이야기해주면 좋겠어. 오히려 부모님보다 나에게 먼저 이야기해야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겠지. 여러분이 학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까.”
고민이 있으면 함께 나누어야 작아집니다. 마음에 담아주지 말고 이야기를 해야겠지요.
‘우리는 한 명 한 명 __받아야 한다.’
“우리가 조삭비도 공부하고, 맥락도 공부하고, 나로 말하기도 공부하고, 모르는 척 공부도 했지. 하지만 수많은 공부를 해도 바뀌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어.”
아침에 학교에 오는 아이들 가운데 저와 따로 몇 아이들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 까닭은 전체가 다 그런 게 아닌데 전체를 모아놓고 훈계를 하면 어? 나는 안 그랬는데 왜 함께 혼내지?, 하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따로 이야기하면 그 아이도 저도 진심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기분도 나쁘지 않아요.
이 공부를 하고나니 기분이 나빴던 아이도 표정이 밝아집니다. 다른 아이들도 조금 자유로워진 표정입니다.
‘그래, 여러분은 한 명 한 명 존중받아야 한다.’(202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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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숙영(5학년 이송현 맘) | 작성시간 21.04.15 쉽지않지만 잘 안돼도 늘 잊지말고 되새기며 살아가려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다 다르므로 서로 존중해주기..나 스스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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