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장 (사탄에게 피를 빨린 소녀가 처녀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의 기저귀를 받는다. 사탄이 용의 모습으로 다가오자 소녀가 기저귀를 내보이니 불길과 불타는 석탄이 기저귀에서 나와 용을 덮친다. 사탄이 기가 팍 죽어서 소녀를 떠난다. )
사탄에게 시달리는 소녀도 거기 있었다. 이 저주 받은 악령이 자주 용의 모습으로 나타나 소녀를 집어 삼키려 하고, 소녀의 피를 모조리 빨아먹었기 때문에 소녀의 모습은 창백한 시체처럼 보였다.
소녀가 제정신이 들 때마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몸부림치며 "아아! 나는 저주 받았다! 저 사악한 용의 손아귀에서 날 구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니 ! "라고 울며 탄식했다. 소녀의 부모와 주위 사람 모두 그 꼴을 보고는 같이 통곡하며 소녀의 불행을 슬퍼했다.
"형제들이여! 친구들이여! 이 살인자의 손에서 나를 구해 줄 사람이 하나도 없단 말인가요?"라고 말하면서 몸부림치며 통곡하는 소녀를 보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슬픔에 잠겨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문둥병이 치유된 왕의 딸이 이 소녀의 탄식을 듣고는 성 꼭대기에 올라갔다. 소녀가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한없이 눈물을 쏟는 것을 보았다. 주위 사람 모두 슬픔에 젖은 모습도 내려다보았다.
왕의 딸은 귀신들린 사람의 남편에게 "네 장모가 살아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 남편은 장인과 장모가 다 살아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소녀의 어머니를 데려오라고 지시했다. 그 어머니가 다가오자 "이 귀신 들린 소녀가 네 딸인가7"라고 물었다. 어머니가 울부짖으면서 "오오, 귀부인이여! 바로 제가 이 아이를 낳았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왕의 딸은 "딸의 비밀을 털어 놓아라 왜냐하면 나도 문둥이였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인 귀부인 마리아가 나를 고쳐 주었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네 딸을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키려고 한다면, 딸을 베들레헴으로 데리고 가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찾아라. 그리고 딸의 병이 나을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말아라. 네 딸이 회복되고 넌 기쁨에 넘쳐서 귀가할 것으로 난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머니가 일어났다. 딸을 데리고 지정된 장소로 가서 마리아에게 딸의 사정을 낱낱이 털어놓았다. 다 듣고 난 성 마리아가 자기 아들 예수의 몸을 씻은 물을 조금 주고는, 그 딸의 몸에 부으라고 지시했다. 또한 주 예수의 기저귀를 한 폭 주면서 "이 기저귀를 받아 가세요. 그리고 당신 원수를 볼 때마다 이 기저귀를 내보이세요."라고 하며 모녀를 편안히 보냈다.
모녀가 집으로 돌아갔다. 사탄이 소녀를 잡아채고 괴롭히던 시각이 되었다.
마침 이 저주 받은 악령이 거대한 용으로 나타나자, 그 모습을 본 소녀가 겁을 집어먹었다. 그러자 어머니가 "딸아, 겁내지 마라. 용이 더 가까이 올 때까지 내버려 둬라. 귀부인 마리아가 준 기저귀를 꺼내 보이고 결과를 기다려 보자."라고 말했다. 이윽고 무시무시한 용이 다가오자 소녀는 겁에 질려 몸을 떨었다. 그러나 소녀가 두 눈을 감고는 기저귀를 자기 머리에 얹어 사탄에게 내 보였다.
그러자 즉시 그 기저귀에서 불길과 불타는 석탄이 나와서 용을 덮쳤다. 오오! 이 얼마나 위대한 기적인가? 용이 주 예수의 기저귀를 보는 순간 불이 튀어나와 용의 머리와 두 눈 위에 흩어졌다. 용이 크게 비명을 지르며 "마리아의 아들 예수여! 나더러 어쩌라는 말입니까? 어디로 도망치란 말입니까?"라고 외쳤다. 사탄이 겁에 질려 그 소녀를 떠났다. 시련에서 벗어나게 된 소녀가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 드렸다. 기적의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도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