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성 상실'과 '인간 소외' - 현대 문명 - 1. 과학 기술의 발달과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인간성 상실'과 '인간 소외' 20세기 이 후 과학 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달해 왔습니다. 거의 2년마다 컴퓨터의 성능은 2배로 발전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에는 상상도 하기 어려웠던 휴대전화, PDA, 노트북 컴퓨터, 인터넷, 디지털 카메라 등이 현실로 되었습니다. 지식이 급증하면서 대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을 뽑지 않고 경력사원을 선호하며, 40대만 되면 뒤처진다는 위기의식에 처합니다. 인간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위해 발전시킨 과학 기술이 오히려 인간을 더 바쁘게 만들고 있고, 사람들은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지며, 인간성 상실과 소외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켰습니다. 맥도놀드 햄버거에서는 감자 튀김 기계가 알아서 온도를 조절하고, 시간을 알려주기 때문에 인간의 부정확한 판단이 쓰일 경우가 거의 없으며, 창조적인 판단은 필요하지 않고, 기계가 시키는대로 일만 하면 됩니다. 공장에서는 분업화로 인해 단순 반복적인 일만 하거나 기계가 일을 잘 하는지 감시하기만 하면 됩니다. 공장의 사장들은 임금이 올라가면 임금이 싼 후진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자동화 로봇를 들여 놓습니다. 사무실에서는 인간보다 훨씬 사무능력이 좋은 '사무 자동화 기계'(복사기, 팩스)와 컴퓨터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전사적 자원 관리'(ERP) 시스템에서는 기초정보만 입력하면 경영에 필요한 모든 판단은 컴퓨터가 알아서 다 해 주고 인간은 컴퓨터가 시키는 대로 일만 하면 됩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공동 창업자인 빌 조이는 2000년 인터넷 잡지 <와이어드> 기고문에서 "기술의 진보가 인류에게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는 '유나바머' 시어도어 카진스키의 이론에 동의하는 의견을 발표하였습니다. 인류가 엄청난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SF 영화에서처럼 컴퓨터에 의해 지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스티븐 호킹 박사는 독일 잡지 ‘포커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기계의 발전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인간의 DNA를 향상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a) 인간성 상실 인간성(人間性, humanity)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인간의 본질 및 본성을 말합니다. 인간성의 자각적인 추구는 로마의 공화정(共和政) 시대부터 시작되었는데, 거기서는 인간적 인간이란 야만적 인간에 대하여 로마적 덕(德)과 그리스적 교양을 갖춘 인간을 뜻하였습니다. 이 전통은 근세 초 르네상스기의 인문주의(人文主義)에서 부활되어, 근대 전체에 걸친 하나의 지도이념으로 계속 존속되어왔으나, 현대에 와서 F.W.니체, M.하이데거, 푸코 등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인간성 시대의 종말을 고하였습니다. 인간성 상실(人間性 喪失, humanity lose)은 현대문명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성이 상실되고, 인 간이 획일화 수단화 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출근 시간에 짐짝처럼 실려 가는 전철 안에서, 또는 1평도 안 되는 고시원 안에서 인간성 상실을 경험합니다. 돈을 뺏기 위해 인간을 엽기적으로 살해하거나 납치하는 사회 현상을 통해서도 인간성 상실을 보게 됩니다. 현대인은 더 좋은 옷과 가방, 더 좋은 자동차, 더 좋은 아파트 등을 얻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는데 이는 모두 광고에 의한 세뇌로 인한 것이며, 기업의 이익을 위해 대중은 소비하기 위해 사는 왜곡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현대의 도시병리적 현상도 인간성 소외를 부채질하는데 재개발 단지의 서민들이 쫓겨나거나, 각종 공해로 질병에 시달리거나, 사회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장년이나 노인층이 소외될 때도 인간성 상실은 발생합니다. 김광섭(金珖燮)의 시 '성북동 비둘기'에서도 도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소외된 인간의 인간성 상실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사회과학자 막스 베버(Max Weber)는 마르크스주의를 유물사관(唯物史觀)에 의하여 주관적으로 구성된 하나의 이념형이라고 비판하였고, 종교나 정치 영역에서의 행위의 동기와 관련시켜 역사적 현상을 설명하려고 하였습니다. 비인격화(非人格化, impersonalization)는 인간이 개성·이성·감성을 상실하여 인격적 존재가 아닌 거대한 사회의 분자로서 존재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칼 마르크스(Karl Marx)는 노동자가 노동력을 상품으로 취급당한다고 할 때의 인간의 사물화 되는 것을 말하였고, 막스 베버(Max Weber)는 관료제에 있어서 특징적으로 인정한 대상적 관계, 또는 그와 같은 관계를 강요당하는 관료 등이 모두 비인격화를 이른다고 하였습니다. b) 인간 소외 인간소외(人間疎外, human alienation)란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인간성을 박탈당하여 비인간화되며, 물질문명에 예속되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소외는 사회적 제도나 정치·경제체제 등 일반적으로 문명이라고 불리는 것의 발전과 더불어, 오히려 그것이 인간에 대하여 마이너스 작용을 하는 데서부터 생겨납니다. 이러한 상태하에서는 인간의 활동 그 자체가 당사자인 인간에게 속하지 않는 외적·강제적인 것으로 나타나, 인간의 본질은 인간에 외재(外在)하는 것으로 되고 맙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미 J.J.루소에 의하여 지적되었고, K.마르크스는 그 원인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유래한다고 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산업사회에서 나타나는 병리현상(病理現象)이라고 생각됩니다. 현대는 인간이 신 대신에 등장하고 신은 퇴위한 시대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대에 있어서 인간은 과연 진정한 인간인 것인가? 인간은 본래의 자기를 발견할 것인가? 이 의문에 대하여 우리는 부정적으로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현대가 기계와 기술과 대중의 시대라는데 있습니다. 기계의 세계에 있어서는 인간의 개성은 문제도 되지 않고, 인간은 상호간에 임의로 대용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기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대중의 세계는 여론과 광고의 세계요, 개성 대신에 평등이 주장되고, '타인이 가지는 것은 나도 가지고 싶다. 타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평등관이 역설됩니다. 그 결과 우리의 생활이 기계를 통하여 편리하게 되고, 따라서 경제 생활이 무엇보다도 중시되는 곳에서는 정신과 같은 자기 자신의 의미를 가지지 않게 되고 도리어 자신이 경제를 위한 수단으로 변하게 됩니다. 수단화한 정신은 자기를 독자적 가치, 근원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믿지 않으며, 타인도 믿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정신이 무력하게 되었을 때, 인간은 결단력을 잃어버려 타협에 빠지게 되는데, 정신의 무력화와 수단화가 기계와 대중의 시대인 현대의 특징입니다. 이와 같이 인간이 기계화한 시대에 있어서는 진정한 생명의 기쁨도 맛볼 수 없게 됩니다. 그 불만을 잊기 위하여 현대인이 열중하는 것이 이성연애, 연예, 오락, 모험, 스포츠, 도박, 사치, 유행, 취미 등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진정으로 인간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따라서 생의 불안을 해소시킬 힘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스포츠 신문을 뒤지면서 경기 기록이나 결과에 몰두하고, 연예인의 사소한 사생활에 관심을 갖지만 무의미한 일입니다. 사는 것은 즐거움이요, 자연을 정복하고 사회를 개조함으로써 무한한 진보 발전을 기대하고 지상천국을 꿈꾸던 현대인이, 도리어 기계와 대중 속에서 그 본래적인 자아를 소외, 상실한 점에서 가장 근원적인 현대문명의 위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상실된 자아, 본래적인 자아를 실존적 자각을 매개로 하여 회복하려고 의도하는 점이 키르케고르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실존주의적 사상의 공통적인 경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한계를 들어내고 있습니다. ㅡ 빛과 흑암의 역사에서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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