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제가 15년간의 선박생활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승선기로
3년간 승선했던 남태평양 참치 선망선에 승선 해서 격었던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엮은 글입니다.
"스키프 스탠바이!!.................................."
"스키프 렛고!!!!!!!!!!!!!!!!!!!!!!!!!!!!!!!!!!!!!!!.................."
투망 타이밍을 포착한 선장의 입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급박하게
들려오는 즉시 스키프 보트 선수에서 가쨩(스키프가 본선에 고정된후크를 풀어내는 장치)
을 망치로 내려친다.
"따당........."
"쿵.......... 드르륵"
곧바로 스키프 보트는 본선 선미에서 떨어져나가며 길이가 천오백 미터나 되는 투망
그물 끝을 붙잡고 엔진을 최대출력으로 올리고 본선 반대 방향으로 선수를 돌린다.
이때부터 본선과 스키프 보트와 참치어군 위에서 호버링 하는 헬리콥터와 내가 몰고다니는
스피드 보트가 합세하여 참치어군과의 피할 수 없는 전면전을 벌인다.
참치 어군을 본선 좌현 약 250여 미터에 거리를 두고 참치 어군이 미끼를 를 먹을려고
수면으로 부상하려는 순간을 선장이 망루 꼭대기에서 주시하며 보다가 포착한 타이밍에
투망 명령이 떨어진다.
나에겐 그 어군주위를 왔다갔다 하면서 어군이 멀리 벗어나지 못하게 카바링 왕복주행을
하라는 지시가 덜어진다.
나는 백여미터의 거리를 시속 60노트의 속도로 왕복을 하면서 카바링에 전념하고
본선은 4,600 마력의 출력을 모두 쏟아내며 투망한 그물로 참치 어군을 에워 싼다.
선장은 조타기를 잡고 있는 1등 항해사에게 본선의 진로를 시시각각 지시한다.
축구장 넓이 만큼 넓게 수면에 퍼진 먹이 먹는데 아우성인 스쿨피쉬가 일으키는 백파를
바라보면 정면 장관이다.
그 참치 어군에 돌고래들 까지 섞여있을땐 정말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어군들은 멸치떼를 따라 수면에 솟아 오르기도하고 언제 그랬냐는듯 갑자기 수면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이럴때면 정말 난감하다.
바닷속 깊숙히 잠적한 참치어군을 찾는덴 소나 어탐기가 제격이다.
통신장은 눈이 뚫어져라 소나 어탐기와 음파 탐지기의 모니터를 번갈아가면서 주시하며
본선과 참치어군사이의 거리와 깊이를 1분간격으로 스피커를 통해 선장에게 보고한다.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이 모든 소리는 선원들도 전부 듣고 있어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상황을 즉시 알 수 있다.
본선에선 선미로 내려지는 어망소리와 25미리 두께의 토우라인 와이어가 웅웅거리며
내려가는소리 10미터 간격으로 떨어지는 퍼스라인의 링소리가 텅텅거리고 본선 진로를
지시하고 스피드 보트에 지시하고 헬리콥터에 지시하는 선장의 소리 선원들 두세명이
대형 함마를 본선 철판위에 두드리는 소리 나머지 선원들이 바다로 내던지는 다이너
마이트가 터지는 통신장이 1분간격으로 소나 어탐기 상황을 알리는 경마장 아나운서
같은 소리가 한데 뒤섞여 그야말로 치열한 육박전을 치루는 전장의 급박한 상황이다.
여기서 보면 두세명의 선원들이 철판에 내려치는 대형 망치는 참치 어군이 본선쪽으로
접근하면 본선 밑으로 빠지기 때문에 투망은 말그대로 "헛빵" 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죽어라하고 대형 함마를 본선 철판 바닥에 내려쳐서 그 진동 소리가 바다에
잠긴 본선밑에서 울리게 하는것이고 나머지 선원들이 던지는 다이너마이트 또한 본선
쪽으로 접근하는 참치 어군이 수심 2 미터 부근에서 터지는 소리에 놀라 그물중앙으로
되돌아가게 하기 위해서 던지고 스키프 보트에서도 탑승한 선우너 두명이 연신 다이너
마이트를 던진다.
이렇게 20여분의 급박한 투망 시간에 투망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난다.
그물은 투망 되면서 퍼스라인에 달려있는 무거운 쇳덩어리 링이 빠른 속도로 200 여
미터까지 깊은 바닷속으로 내려가야만 참치어군을 그물속으로 가둘수 있다.
이모든 과정이 약 20여분 안에 이루어진다.
수면에서 스쿨피쉬가 일으키는 백파가 갑자기 사라졌다가 그 스쿨피쉬가 투망한
그물밖에서 하얀 백파로 다시 일어나면 말그대로 "헛빵" 이다.
그러면 다시 1시간 동안의 힘겹고 맥빠지는 양망작업이 기다린다.
이렇게 하루내내 참치 어군과의 승부를 펼치다 보면 입에서 단내가 나는건 물론이요
수차례 걸친 투양망 과정에 몸음 천근만근 항상 바닷물로 젓어있는 몸의 사타구니는
선원 모두가 빨갛게 변해 버리고 가뜩이나 피부가 예민했던 나는 거의 매일 습진연고를
몸에 달고 살았다.
거기에 양망시 그물에 걸쳐올라오는 해파리의 독이 안겨다 주는 따끔 거림은 그야말로
미칠 지경이다.
이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온 전신에 침투해서 바늘로 지르듯 따끔 거리는 해파리독
을 견디는건 눈물이 날 정도로 처절한 사투가 아닐수 없었다.
작업을 마치고 샤워할라치면 온몸에 천연두 처럼 생긴 빨간 반점을 보게되면 눈물이 나고
그저 서글프기만하다.
유난히 해파리 독에 예민했던 나여서 어떨땐 포기하고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그렇다고 남들은 잘참고 견디는데 나만 참지 못한다는건 그 또한 견디기 어려운 심정이라
이를 다물고 그저 참기만 할 뿐 혼자 속알이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이너므 해파리 독은 샤워만 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금방 말끔히 사란진다.
그래서 양망 하는 한시간 동안만 국 참았다 양망이 끝나면 옷입는채로 깨끗한 청수를
뒤집어쓰면 한결 낳아진다.
다이너마이트에 대한 일화다.
그날은 3등 항해사가 스피드 보트에 승선해서 나는 본선 작업으로 교체하고 한창 투망
작업에 분주히 다이너마이트를 던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옆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2등 기관사가 손을 움켜쥐고 고함을 질렀다.
으이구.......... 칠칠치 못한 2등 기관사의 다이너 마이트가 자신의 손바닥위에서
터져 버린거였다.
분필 두께만한 다이너마이트 끝엔 약 5센티 되는 도화선이 연결되어 있고 그기다
불을 붙인후 곧바로 바다로 던져야 하는 데 이노므 띨띨한 2등 기관사는 도화선에 불을
붙여놓고 본선 옆에서 일어나는 스쿨피쉬 백파를 쳐다 보느라 정신이 팔려 그새 오른손에
쥐고 있던 다이너마이트가 터져버린 것이다.
오른손 바닥은뼈가 보일 정도도 다 헤어졌고 그나마 손가락은 다 붙어있던게 다행이었다.
곧바로 응급처치하고 타선박의 헬리콥터에 실려 솔로몬 호니아라 병원에 실려갔다.
선망선 탔던 분들은 그 다이너마이트를 점화하는 시거 담배맛을 아직도 잊지 못 할 것이다.
라이터나 다른 점화 장치는 급박한 상황에서 바로 점화를 할려면 시간상 느리기 때문에
선원들에겐 달콤한 쵸코렛 향의 시거가 지급된다.
이 시거담배에 불을 붙이고 입에물고 있다가 다이너마이트를 던져야할 상황이 생기면
그 불로 다이너 마이트에 점화한다.
뭉툭한 시거담배는 독하지도 않고 쵸코렛향이 입술에 닿아 달칙한 맞을 주기때문에
담배를 피지 못한 선원들도 이 시거담배 만큼은 꺼리지 않는다.
이시거 담배는 미국의 참치통조림 회사인 스타키스트사에서 스쿨피쉬 작업때 사용할려고
개발한 담배였다.
투망 그물에 걸려든 대형 상어(점박이 상어) 끌어올리는 작업 ; 간혹 이런 큰 상어들이 걸릴때가 있다.
다음에 계속 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