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데간데없는 우리가
바람을 타고 걸어와 다시 만난다면
별이 되지 못한 무수한 날들
생각을 흔들어서라도 다 버리고 싶다.
울음이 새어 나오기 전에
귀 빠진 기왓장
이 빠진 사금파리 세간에
햇빛이 송송 그늘을 뚫고 있는
저 늙은 미루나무 아래서 한나절만
너랑 살림 차리고 싶다.
여보
당신
도란도란 햇살처럼 쏟아져 내리는
외로움을 조심스레 만지기도 하면서
황토 가루 밥
맨드라미, 비린 잎 반찬
서로 입에 고봉으로 떠 먹여주고 싶다.
등줄기 울음 바람 멈추지 않더라도
오후가 어깻죽지에서 눈물 흘리더라도
우리가 위안이 되는
향기로운 낙원이 되는
여러 날을 이 한나절을 위해 살았다 싶게,
그리하여
생이 아름다웠다고
어쩌면 말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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