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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관 현상을 통해, 섬유 안쪽의 수증기가 바깥으로 이동할 수 있다

방수-통기성 직물재료 이야기는 일단 여기서 잠깐 중단하고 이제는 직물 내에서 수증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보자. 수분이 직물을 통해 이동하는 메커니즘은 모세관을 타고 액체기둥이 올라가는 모세관 현상과 같은 원리이다. 모세관의 지름과 내면의 표면에너지에 따라 올라가는 액체기둥의 높이가 결정된다. 지름이 작을수록 액체가 모세관을 따라 잘 올라가는데, 직물에서 섬유가닥 사이의 작은 공간이 모세관 노릇을 하기 때문에, 미세 섬유일수록 모세관의 크기가 작아 모세관 현상이 잘 일어난다. 모세관 내부 벽의 표면에너지는 화학구조가 결정하며, 친수성 섬유의 표면은 소수성 섬유 표면보다 표면에너지가 커 수분을 더 쉽게 흡수하지만, 소수성 섬유는 반대로 수분을 흡수하지 않는다.
등산복과 같은 기능성 특수복에서 수분의 제거는 체온을 조절하며 근육의 운동을 돕고, 피로를 지연시키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면 같은 천연섬유는 운동량이 약할 때에는 적합하지만, 운동량이 클 때는 폴리에스테르나 나일론 같은 합성섬유가 더 좋다. 합성섬유가 면보다 흡습성이 낮지만 오히려 모세관 현상으로 운동할 때 생기는 땀이 쉽게 제거되기 때문이다. 요즘은 폴리에스테르의 흡습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섬유 표면이 좀 더 큰 친수성을 띄도록 화학반응을 시키기도 하고, 표면을 친수성으로 코팅하기도 한다. 나일론 섬유는 가볍고 부드러운 촉감을 주며 강도도 커, 기본 천 재료로 많이 사용되며, 특히 폴리우레탄 코팅을 해 널리 사용된다. 나일론을 기초 직물로 한 섬유는 폴리에스테르보다 수분에 더 빨리 젖으며, 극세사로 천을 짜면 공기투과성이 낮아 체온보호 성능이 우수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등산복 보다는 수영복, 사이클링복에 많이 쓰인다. 운동시 생기는 땀을 피부에서 빨리 제거하려면 흡습성이 좋은 면이나 비스코스 레이온 등이 유리해 보이지만, 이들은 수분을 붙들고 있으려는 특성이 강해 잘 마르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모양이 잘 변하지 않고, 속히 마르는 합성섬유가 기초 직물로 더 넓게 쓰인다.
운동복 섬유의 전자 현미경 사진

요즈음의 운동복은 매우 얇고 가벼우면서도 보온력이 뛰어나다. 그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화학적인 특성을 이용한 점도 있지만, 물리적인 구조에 힘입은 바도 크다. 직물을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직물 내 섬유들의 구성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구조도 옷감이 특수한 기능을 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