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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문화제

[2013]고등부 우수 "우리 영 살암수다" / 신성여고

작성자김익두/아래아|작성시간20.11.26|조회수112 목록 댓글 0

2013 탐라문화제 제주어 말하기 고등부 우수

우리 영 살암수다.

신성여자고등학교 김다은 임정연 현시연 강현주 정유진 현정양




(영숙이 무대 앞에 서 있다.
그 뒤에 아빠는 바닥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고 엄마는 옆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다.)
영숙 : 아이고~ 어떵ᄒᆞ연 영 하영덜 와집디가? 영 하영덜 모이난 ᄒᆞ썰 부치ᄅᆞ운게마씸.
        하여튼 잘 왓수다게. (무대 뒤로 들어간다)
아빠 : (신문을 보다 말고) 거, 철용인 어디 가시냐?
엄마 : 학원 갓수다.
아빠 : 게난 학원 강 공분 ᄒᆞ염서? 집에 오민 책 ᄒᆞᆫ 번 안 보는 놈이.
엄마 : 그것사 다 이녁 닮앙 경ᄒᆞ는 거 아니우꽈?
아빠 : 무신거 나 닮앙? 거령청ᄒᆞᆫ 소리 마라. 나 소싯적에 을매나 공부 잘ᄒᆞ여신디 알기나 ᄒᆞ멍 그 소리라?
엄마 : 하이고, 누게가 들으민 ᄎᆞᆷ말인 줄 알쿠다양.

(그때 철용이 가방을 한쪽 어깨에 걸치고 들어온다)
철용 : 댕겨왓수다.
아빠 : 야 니 이레와 보라. 요새 어떵 공부는 잘 ᄒᆞ염시냐?
철용 : 예, 나가 누게 아덜이꽈. 아방 닮앙 잘~ ᄒᆞ염수다.
아빠 : (씩 웃고 엄마를 보며) 거 배려봐. 우리 철용이가 누게 아돌인디. 게난 오늘 ᄀᆞ져간 학원비는 잘 냇이냐?
철용 : (다소 당황해하며) 아, 예 냇수다.
엄마 : ᄀᆞ만이시라부저. 니 성적페 나왓주이? ᄒᆞᆨ교서 문ᄌᆞ왓어라. ᄒᆞᆫ저 이레 줘 보라. 곱질 생각ᄒᆞ지 말아그네.
철용 : (머믓거리다 성적표를 내민다) 이디 잇수다.
엄마 : (성적표를 낚아챈다) 매께라, 이거 무신 일이고? 국어 9등급, 수ᄒᆞᆨ 9등급, 영어 9등급...
        이거 ᄆᆞᆫ딱 9등급인게게. 어떵 비둘기 장시ᄒᆞ젠 ᄒᆞ염시냐? 9999...
        이걸 성적페랜 손 내밀엄시냐? 졸바로 골아보라. 이거 무신 숭시고?
철용 : (억울한 듯한 목소리로) 나도양 막 멩심ᄒᆞ연 죽기살기로 열심이 ᄒᆞ여신디도
        ᄂᆞ시 안 뒈는 걸 어떵ᄒᆞᆸ니깡.
엄마 : 게난 열심이 ᄒᆞ여도 그거라? 아멩ᄒᆞ여도 이상ᄒᆞᆫ디?
        학원 간댕 나강 맨날 밧기만 싸돌아 댕긴건 아니고?
        저기 니 누이 ᄒᆞ끔 보라. 을매나 열심이 공부ᄒᆞ염시니.
철용 : 아이 씨, 무사 거기서 누이 얘길 ᄒᆞ염수광. 누인 고3 아니우꽈게.
엄마 : 니 무신 이상ᄒᆞᆫ 소리 ᄒᆞ염시니? 고3이나 고2나 경 차이 날게 뭐꼬?
        공부ᄒᆞ여사 대학 가는거 아니라? 언제민 누나 추룩 공부 잘 ᄒᆞ여볼거라?
철용 : 무사 경 맨날 누이ᄒᆞ고 비교만 ᄒᆞ염수광? 나 이 집이 못살쿠다. 어디 가출이라도 ᄒᆞ여불어사주.
아빠 : 무신거? 시방 뭐랜 골앗이니? 다시 골아보라.
철용 : 이 집이서 못살크라마씸.

(이 때 할머니가 들어온다)
할머니 : 무사 영 왕왕작작ᄒᆞ염시니?
철용 : 할마님은, 어디 갓단 이제 옵디가. 어머니가 또 예 나ᄒᆞ고 누이 비교ᄒᆞ맨 마씸.
        나양 못살쿠다, 할마님.
할머니 : 야! 철용이 어멍아 이레 와보라. 니 우리 오대 독자안티 무신거랜 ᄒᆞ여시니?
엄마 : 아이고, 어머님은 그냥 ᄒᆞ끔 이십서. 어머님이 오냐오냐 ᄒᆞ여부난 철용이가 저 모양 뒘수게.
할머니 : 야야. 그게 어디 시어멍안티 홀 소리가? 니부터 졸바로 잘 ᄒᆞ라.
        (철용이 언덩이를 톡톡 치며) 우리 강생이 요걸로 강 과자 사먹엉 오라 이~.
철용 : (환하게 미소지으며) 할마님 고맙수다. 막 고맙수다양.

(철용이 나가려는 순간, 엄마가 따라 나가며 가방을 붙잡는다)
엄마 : 이래 와 보라. 어디레 ᄃᆞᆮ젱 ᄒᆞ염시니.
철용 : 어머니, 이거 놉서. 무사 영 ᄒᆞ염수과?

(가방을 잡고 엄마와 철용이 실랑이를 벌이는데 가방 지퍼가 쭉 내려간다.
그리고 가방에서 성인 잡지와 라이터가 떨어진다. 가족들, 쳐다보며 경악한다.)
할머니 : 어마어떵ᄒᆞ리. 저것덜 다 ᄒᆞ는 짓이 뭣덜고게.
아빠 : (매우 화나서) 이놈이 ᄌᆞ식. 너 담배 피왐꾸나이.
철용 : (당황한 표정으로) 아니마씸. 그게 아니고양,
        이 라이탄양 어제 친구 생일이엇인디 초에 불부쳐난 거우다게.
아빠 : (매우 화난 목소리로) 거 말이 뒈는 소릴 ᄒᆞ라. 저 싸논 책은 또 뭐광.
        아이고, 북부기 뒈싸졍 못살켜. 아명ᄒᆞ여도 안뒈켜. 야, 강 몽둥이 ᄀᆞ졍 오라.
철용 : 예? 무사 마씸?아빠 : ᄌᆞᆫ 말이 필요 읏다. 니 이레 나오라. 말로 허영은 ᄂᆞ시 안뒈켜.

(아빠는 철용이 귀를 잡고 질질 끌며 밖으로 나간다. 철용이 매 맞는 소리와 비명 소리가 들린다
. 이 때 영숙이 등장한다)
엄마 : 게나제나 우리 ᄄᆞᆯ이 잇언 ᄎᆞᆷ말이주 다행이어.
        저걸 아들이랜 다덜 오냐오냐 ᄒᆞ여부난 저 모냥 아니라게.
영숙 : 게매마씸. 철용이가 걱정뒈긴 ᄒᆞ염수다.
할머니 : 우리 철용이가 공부 잘ᄒᆞ는 건 누일 못 ᄄᆞ라 감구나게.
        아이고 나 새끼. 얼굴도 곱들락ᄒᆞ곡 ᄎᆞᆷ말로 착ᄒᆞ다이.
영숙 : 할마님, 다 좋수다마는 양 철용이만 아덜 손지랭 ᄒᆞ연 너미 애끼는 거 아니우꽝? ᄒᆞ꼼 섭섭ᄒᆞᆫ게 마씸.
할머니 : 아이고 얘야, 무신 소릴 경 ᄒᆞ염시니? 나가 아덜 ᄄᆞᆯ 손지를 ᄀᆞᆯ릴리가 이시크냐.
        그런 생각일랑 ᄒᆞ덜 말라이. 애미야 나 들어강 쉬켜 이.
엄마 : 예, 잘 쉽서양.
영숙 : 어멍, 나만 믿읍서. 나 양 열심이 공부ᄒᆞ영 훌륭ᄒᆞᆫ 사름 뒈어그네 어머니 아바지 호강시켜드리쿠다.
        게민, 공부ᄒᆞ래 들어가쿠다양.
엄마 : (흐믓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고 우리 ᄄᆞᆯ 착ᄒᆞ기도 ᄒᆞ주. 기어, 강 공부 열심이 ᄒᆞ여불라이.

(이 때 머리가 산발이 된 철용과 씩씩대는 아빠가 들어온다)
아빠 : 이레 ᄆᆞᆫ딱덜 모여봅서. 철용이가 ᄒᆞᆯ 말 잇댄 ᄒᆞ염수다.(할머니 후닥닥 뛰어나온다)
할머니 : 우리 철용이가? 무신 말 ᄀᆞᆮ잰 ᄒᆞ염시니?
엄마 : 이제 ᄒᆞ끔 정신 남시냐? 골을 말이 뭐꼬? ᄒᆞᆫ저 골아보라.
철용 : (울먹이며) 나가 잘못ᄒᆞ여수다.
할머니 : 무신거 잘못 ᄒᆞ여시니? 하나도 잘못하ᅟᅥᆫ거 읏다.
철용 : 나가 잘못ᄒᆞ연 마씸.
엄마 : 게난 무신걸 잘못ᄒᆞ엿댄 ᄒᆞ는 거꼬?
철용 : 라이타나 이상ᄒᆞᆫ 잡지 이런거 다시는 ᄀᆞ졍 댕기지 안 ᄒᆞ쿠다.
영숙 : 경ᄒᆞ곡 공부도 열심이 ᄒᆞ곡 행실도 좀 졸바로 ᄒᆞ영 댕기라.
철용 : 누인 ᄒᆞ썰 ᄀᆞ만이 이서. 무사 영 나서맨?
아빠 : 너, 누이신디 경 ᄒᆞᆯ래? 거 무신 말버릇이냐. 또 혼나사 뒈크냐?
철용 : 아니우다. 잘못ᄒᆞ여수다. 누이 나가 잘못 ᄒᆞ연.
영숙 : 알아서. 경ᄒᆞ민 ᄒᆞᆫ 번만 봐 주쿠라.
엄마 : 이젠 우리 철용이가 하영 멩심ᄒᆞᆯ 테주. 우리 ᄆᆞᆫ딱 철용이 믿으켜이.
철용 : 예, 나만 꽉 믿읍서. 나 양 어머니 아바지 말도 잘 듣곡 공부도 열심이 ᄒᆞ여 불쿠다.

(가족들 모두 고개를 끄덕거린다. 이 때 전회벨이 울린다)
엄마 : (밝은 목소리로) 여보세요? 네네, 네? 무신거 마씸?
        게난 우리 철용이 학원비가 두달차나 밀렷댄 ᄒᆞᆫ 말이우꽝?
        매달 꼬박꼬박 보냇인디 거 무신 봉창두드리는 소리꽝?
철용 : 어머니, 아바지 나가 ᄎᆞᆷ말로 잘못ᄒᆞ여불언 마씸. 이번 ᄒᆞᆫ 번만 봐줍서.

(철용이 무대 밖으로 뛰쳐나가고 아빠 엄마가 뒤따라 뛰어나간다)
할머니 : (발을 동동 구르며) 아이고 이게 무신 숭시고게?
영숙 : 우리 집은 영 살암수다. 영ᄒᆞ여도 오순도순 잘살아마씸
.         이제ᄁᆞ장 잘 봐줜 고맙수다양. 잘덜 들어갑서.
(출연자 모두 나와서 한줄로 서서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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