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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詩

오늘의 시 - 나를 낳아주세요 / 고영숙

작성자김 란|작성시간21.11.15|조회수70 목록 댓글 0

나를 낳아 주세요

                   고영숙

 

오늘도 엄마를 뽑고 있어

 

구석에 기대 쉬는 엄마는 뽑기가 쉬워 오늘은 팔뚝이 굵은 엄마를 뽑고 내일은 다크써클을 드리운 엄마를 뽑을 거야

눈썹 문신을 한 엄마도 있어 세상엔 거짓말처럼 웃고 있는 엄마들이 수없이 많아 엄마는 팔딱이는 소문들로 요리를 

하지 가끔 지루해진 소문을 한 번 더 끓이면 엄마 냄새가 

나지 나는 길쭉하게 자라고 있어  날마다 내 생일이야 매일

나를  낳아줄 엄마가 필요해 갈색 골목에 레드카펫을 깔고 

모든 저녁을 기다리는 엄마 떨리는 손목으로 꽃잎을 뿌리며

우아하게 걸어가고 있어 반값으로 할인된 엄마도 갓 인화한

증명사진을 들고 전속력으로 달려가던 엄마도 두근두근 중

후군을 앓고 있어 일류도 지나고 나면 가볍고 간단히 오류

가 되어 버리는 세상 어제는 건너편 마트에서 엄마를 세일

하고 겨울 언덕바지에 떨어지는 음악은 항상 슬로모션으로 

녹았다 얼기를 반복해 유통기한이 줄어들수록 손때 묻은 

엄마들이 하나씩 늘어가고 있어

 

내일 아침은 엄마가 또 나를 낳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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