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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詩

오늘의 시 - 물의 여자 / 김춘기

작성자김란|작성시간23.01.30|조회수84 목록 댓글 0

물의 여자

                김춘기

 

뭍에서 태어나서 물에서 살아간다.

이승 푸른 물밭에서 저승 물속 넘나드는

무릉리 노을해안로 상군해녀 팔순 이모

 

가랑눈 내리는 섬 동백꽃 만발한  날

 

 혼백상자 짊어진 할망 물구덩이로 뛰어들면,  바다는 몸

지긋이 낮춰 그 꽃 받아 안는다. 저승에서 벌어서 이승에서 써야 한다. 잠수할 땐 다 같아도 물 밖 망사리 천층만층. 진통제가 후식이다, 관절 흝는 쉿소리 통증. 저당 잡힌 한목숨이 피붙이 땟거리다. 불턱 위 온갖 수심, 가마우지 울음소리.

 

 동짓달 숨비소리가 비명처럼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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