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월의 숲
김연미
무성했던 목소리가 흩어지고 있었다
떨어지는 것들은 왜 바닥으로만 다니는지
무게를 지우고 나면 왜 머물 곳이 없는지
나무들보다 오래된 무경계 생각들이
겨울 숲 발목에서 낙엽처럼 흩어진다
비워진 한쪽 가슴을 이제 그만 놓아도 좋지
그가 건넨 상처로 이 가을이 넘어간다
그 흔한 사랑에도 이유를 달고 싶던
돌아선 벼랑의 끝에 십일월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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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의 숲
김연미
무성했던 목소리가 흩어지고 있었다
떨어지는 것들은 왜 바닥으로만 다니는지
무게를 지우고 나면 왜 머물 곳이 없는지
나무들보다 오래된 무경계 생각들이
겨울 숲 발목에서 낙엽처럼 흩어진다
비워진 한쪽 가슴을 이제 그만 놓아도 좋지
그가 건넨 상처로 이 가을이 넘어간다
그 흔한 사랑에도 이유를 달고 싶던
돌아선 벼랑의 끝에 십일월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