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섬이라
김정숙
슬픔에 뿌릴 묻으면 아름다운 거라
늘 반짝이다가도 품으면 먹먹한 거라
제주도 그리고 여수
몸을 더듬는 저녁이라
민낯이라 살가운 가막만 물빛이라
산인 듯 오름인 듯 이심전심 눈빛이라
묻어둔 역사의 그늘 새어나는 불빛이라
내리사랑 치사랑이
내리반란 치반란이라고
백성을 쥐잡는 데 그만한 총도 없을 거라
모자母字섬 수장한 바다 숨어 보는 달빛이라
바다가 거울이라
아른대는 섬들이라
느닷없는 소나기 술상을 뒤엎는 거라
밤바다 적시는 가을이라
무자년 그 가을이라
-젊은 시조문학회 작품집 제9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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