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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詩

질문해도 될까요(1)-당신 영혼의 소실/황인찬

작성자이정은|작성시간24.01.28|조회수29 목록 댓글 2

당신 영혼의 소실



황인찬​



<당신은 지금 죽었습니다

약간의 경험치와 소지금을 잃었습니다 >

 

밥을 먹고 있는데

그런 메시지가 어디 떠오른 것 같다

 

스테이터스 , 그렇게 외쳐도 무슨 창이 허공에 떠오른다거나 로그아웃, 이라고 말한다고 진정한 현실 세계로 돌아간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

 

식탁 위에는 일인분의 양식이 있고

창밖으로는 신이 연산해낸 물리 법칙에 따라 나무들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때 너는 분갈이를 해야 한다며

거실에 앉아 식물의 뿌리와 씨름을 하고 있었는데

 

(이미 구면인 신이 찾아와 내게 말을 건다

 

<이것이 당신의 영혼입니다 >

―작군요

 

<이것이 당신의 슬픔입니다 >

―없는데요

 

<그것이 당신의 슬픔이군요 >

 

……잠시간의 침묵

그리고 나무들의 흔들림이 멈춘다 )

 

회상이 끝나면 어느새 너는 없고 너무 커서 부담스러운 고무나무 한 그루가 거실 창가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이 나무에는 너의 영혼이 깃들었고

이것을 잘 가꾸면 언젠가 네가 열매 맺힐 것이라 믿으며

 

나는 잘살고 있다

딱히 네가 죽은 것은 아니었지만

 

<당신은 지금 죽었습니다 >

 

다시 내 머리 위 어디쯤

메시지가 떠오른 것만 같았고

 

―부활은 안 할게요

그렇게 말해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황인찬, <이걸 내마음이라고 하자>, 문학동네,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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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28일에서 29일로 넘어가는 시간에 질문한다.

 "부활은 안 할게요" ......

그렇게 말해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제목은 // 당신 영혼의 소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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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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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양동림 작성시간 24.01.29 온라인 게임의 매력이 부활인데 현실에선 안될듯 싶네요
  • 답댓글 작성자이정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1.29 ㅎㅎ

    바둑에서의 매력은 '신의 한수'인데 - 양동림선생님 '신의 한수' 두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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