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마을에서
김광렬
바람이 거센 날은 바람이
바닷모래를 마을로 퍼 올린다
모래는 낙엽처럼
이곳저곳을 휩쓸고 다닌다
그래서인가
그 바닷가 마을이 온통
모래에 파묻힌 것 같다
눈 속을 뚫고 걸어갈 때
눈썹에 고드름 맺히듯
집 이마에고 가지런히
모래 고드름 매달린 것 같다
모래는 콧구멍, 입 뚫고
핏줄기를 타고 온몸 구석구석
서걱서걱 휘파람 불며
휘젓고 다니는 기분이다
도대체 그 모래마을에서
어떻게 살아가나,
그래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모래를 헤집고
모래 속으로 파고들며
사생결단을 내고야 말겠다는 듯
집요하게 뿌리를 내린다
푸른사상 시선 62 김광렬 시집 [모래 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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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도로 개설 공ㅅ 현장에서 일할 때 김녕 쪽도 그렇고
서쪽 협재쪽도 그렇고, 바람에 날려와 쌓였을 모래들이
대략 3~4 미터도 넘게 쌓여 파도 파도 모래만 나오는 땅을 본 적이 있다
그속을 나무 뿌리, 풀 뿌리가 아주 길게 뻗어 내려간 것을 본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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