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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詩

바람보다 가벼운 주검 - 조직형

작성자양동림|작성시간24.02.11|조회수6 목록 댓글 0

바람보다 가벼운 주검

 

조직형

 

떨어지는 게 먼저인지

시드는 게 먼저인지ㅐ 목록엔 없다

흰빛을 쓰다듬어 하늘을 가리고

다만, 푸른 잎을 보지 못하는 슬픔에 목이 메인다

 

눈을 뜨면 사라지는 순간들

순백의 꿈은 언제나 높은 곳에서 키워 왔으나

걸어가지도 못하고 무거워 휘날리지도 못한다

드레스를 끌며 한 잎씩 널브러진다

 

댓돌 위에 가지런히 놓인 하얀 고무신처럼

배어나는 슬픔을 끌어안고

노숙해야하는 목련의 하얀 발바닥

 

눈을 감은 채 슬하의 옷자락을 거둔다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는

바람보다 가벼운 주검이

꽃의 이름으로 검은 발자국을 찍는다

 

제주작가 82 2023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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