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봄
김연미
오래된 것들은
골목이 되어갔다
직선의 도로 날에 잘려 나간 마을 안쪽
윤색된
기억의 빛깔은
늘 찬란한 봄이었다
생애의 비밀 문자 주름살로 위장하고
자벌레 걸음으로 시간의 경계를 넘는
할머니 뒷모습에도 나른함이 따르고
여기서 거기까지
몇 생을 돌아야 할까
작아지던 골목이 한 점 점이 될 때
터질까
사라져버릴까
꽃망울 만개한 봄.
천년의 시조 1008 김연미 시조집
[오래된 것들은 골목이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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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긴 골목이 있었다.
하루 종일 골목안에서만 살았던 어린 시절
골목은 나의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다.
골목작가로 이름 날리는 벗의 글에서 유년을 떠올리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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