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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詩

어머니가 운다 - 김수열

작성자양동림|작성시간24.02.15|조회수11 목록 댓글 0

어머니가 운다

 

김수열

 

모슬봉 동북 자락

대정 칠리 공동묘역 한참 걸어 외진 곳

재수 어미 송씨

옥색치마에 양단저고리 곱게 차려입고

쪽진 머리 바람에 날리며 빗돌처럼 앉아

산방산 내려다본다

 

허접한 제주목사 비석은 골골마다 넘치건만

도탄에 빠진 섬 백성 원을 풀고 인정 바로잡은

내 아들 비석은 어찌하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고

재수야, 어디에 있느냐

살았느냐죽었느냐

내 죽어 황천 가면 만날 수 있는 것이냐

어허, 세상 사람들아

무죄한 내 아들 어디로 보내어 남의 애를 끊는고

옛바람이 다시 불어온다

난바다 건너 떼구름이 몰려온다

산방산 머리 위로 우렁우렁 우레가 운다

모슬봉 마른 억새가 살아 오른다

 

재수야, 어디에 있느냐

살았느냐죽었느냐

 

 

신축항쟁120주년 기념 작품집 [장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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