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로운 정부
송경동
어려선 자주적 민주정부에 빠져보기도 했고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일국 혁명을 넘는
영구 혁명을 그려보기도 했지만
오늘부터 나는 내 안에서
작고 새로운 하나의 정부가 되기로 한다
하나의 새로운 민족
이성도 동성도 아닌 다성애자
전혀 다른 빛깔의 인종
또 다른 질감의 대지와
산맥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헛댄 기대에 빠지지도
낙담하지도 쓸쓸해지지도 말자는 다짐
이 무수한 정부들이
제각기 자유롭고 더불어 아름다운 세상이 올 때까지
타협하지 말자는 나의 외로운 정부
현대시학 2011 6 나의 외로운 정부 외 1편중에서
송경동
. 2001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활동 시작
. 시집 [꿀잠]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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