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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詩

버려진 마음 - 조정권

작성자양동림|작성시간24.03.09|조회수3 목록 댓글 0

버려진 마음

 

조정권

 

누가 바퀴에서 먼지를 실컷 털어버리고 있다

내가 졸고 있는 쪽으로 털어내고 있다

가슴에 손긋고 성호를 그리는 성인상은 눈알이 도려

져 있다

그가 쥐고 잇는 펜이 술병으로 보인다

레일 위에서 잠든 술꾼 모가지를 끊으며 사는 기차

흙같은 아들을 낳는 흙

벗어버릴 수 없는 살, 흙먼지처럼 주저앉도록 도와주는

빗방울 말구유냄새 지려온다

 

 

창비시선 246 조정권시집 [떠도는 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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