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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詩

질문해도 될까요(11)- 잠복 / 김경훈

작성자이정은|작성시간24.03.10|조회수15 목록 댓글 1

<잠복>

 

                                          /김경훈

 

 

거봐 틀림없지

저렇게 꾸물꾸물 몰려들잖아

가만, 좀 더 기다려 젊은 놈들이 나타날지 몰라

 

어둠 속 대나무 밭에서

고양이처럼 살기 띤 눈이

쏘아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전날 죽은 시신들을 거두려는 찰나,

 

새벽의 미명 날 밝으려면 아직 뜸이 덜 들었는데

어스름한 유곽의 검은 그림자들이 포위하듯 조여온다

짚더미가 마련되고 멍석이며 덜 탄 창틀이

사람들에게 쌓여지고 그대로 불을 지른다

 

거봐, 내말이 틀림없지

저것들이 기어코 나타났잖아

우리가 죽인 다음날이면 거짓말같이 치워지는 거 봤지

 

그후론 시신들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었고

사람들은 더욱 깊은 산중으로 올라가 숨었다

미친 돼지들만이 꿀꿀대며 시체들을 뜯어먹어 더욱

미친 세상과 함게 미쳐가고 미친놈들이

미친 돼지를 잡아먹고는 더더욱

사람사냥에 미쳐 날뛰었다

 

거봐, 내말이 한치도틀림이 없지

더 위로 올라가면 틀림없이 젊은 놈들이 나타날거야

빗자루 쓸 듯이 포위해가면 다 잡을 수 있어

자, 고기에 술 더 먹고 힘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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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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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양동림 작성시간 24.03.11 ㅠㅠ 가슴아픈
    잠복 학살
    인륜과 천륜을 거스르게 만드는 나쁜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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