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리나무의 꿈
홍성운
상수리나무는 하늘을 오르고 싶을 때
깊숙이 뿌리박고 물관을 부풀린다
신새벽 빳빳한 잎사귀에
이슬을 앉히나니
메숲지는 봄산에 깍지 푼 바람이
가볍다 가볍다 우둠지를 흔들어댄다
풋씨방 바람을 물어
풍경소리 여무는
직선의 삶이지만 나이테를 감을 수 있다
깃 고운 박새 한 쌍 가슴에 둥지를 틀어
한 시절 푸른 목청을
대신 울지 않는가
무허가로 꿈을 꿔도 한데에선 탈이 없다
생장점이 팽팽하게 노을 휘젓는 가지들
순금빛 하늘을 닦아
별빛 쐬고 싶은 거다
역류동인 제2시집 [그믐의 끝] 상수리나무의 꿈 외6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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