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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위한 詩

일천간장 / 이미임

작성자김이율|작성시간26.06.13|조회수46 목록 댓글 0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6.06.15)

 

천간장 / 이미임

 

간장항아리 뚜껑을 열면

테두리만큼의 하늘이 가득 들어있다

사철 왔다가 돌아가면 또 찾아오던

계절을 번갈아 맞이하여

맑고 화창한 하늘과

흐려 구름 낀 하늘이 서로 교차하며

어머니의 하루하루를 담아 발효시키고 있다

불쑥 찾아와 태풍을 일으키던 먹장구름도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앞서가던 새털구름도

테두리 안으로 모아졌다 흩어졌다

허물없이 운행하고 있다

수시로 다가가 한 국자씩 풀썩 떠낼 때엔

심한 통증이 전신을 휘감고 돌았을 텐데도

잠깐 출렁거림으로 견뎌내며

맛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검게 삭혀 마음을 다잡은

간장항아리 안에는

애써 품고 녹여 맛을 지킨 애간장이 들어있다

 

(시감상)

 

  항아리라는 작은 우주 속에 먹장구름과 하늘과 바람과 태양이 어우러져 빚어낸 간장. 어머님의 아픔과 삶의 질곡이 더해져 깊은 맛을 내는 간장 속엔 어머니의 애간장이 들어있었다. 비록 검은 빛깔이지만 영롱하게 빛나는 검은 빛깔의 간장은 모든 음식의 베이스가 되었다. 익숙하고 친근한 소재지만 그 익숙함을 하나의 풍경으로 마음의 액자 속에 담은 시인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고 여운이 깊게 남는 작품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다. 그저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 발효와 숙성의 과정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이제는 실종된 노스탤지어를 꺼내게 만드는 시인의 시선이 웅숭깊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이미임프로필)

광주대학교대학원 문예창작과 석사, 한울문학 등단, 아주경제보훈신춘문예 수필 당선, 한국해양문학상 수필, 전국향토문화공모전 수기, 한국해양문학연구소 우수작품상 수상

이미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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