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찬가
셍각만 해도
단추 서너개가 풀어지고
꽉 조이고 있던
일상의 괄약근이 요동을 친다
심마니가 약초를 찾아
산 속을 헤매듯
머리를 싸매도 떠오르지 않던
시어가
은빛 물고기처럼 튀어오른다
간혹 여행은
일탈이 울타리를 부수어
난감한 경우도 있지만
추억의 저장고에는
나만의 은밀한 희열이 쌓인다
타성에 젖어 사는 삶에
다시 풀무질을 하게 하는
불끈 떠오르는 해
혹은
멋진 살 섞기 후 일어나는
노곤한 피로 같은 것!
*시작노트
5월 중순, 여행에서 두 편의 시를 건졌다.
(진주성, 팽나무의 독백) 과 (여행찬가)이다.
여행찬가를 먼저 구상했는데, 진주성 전투가 더 절실하게
다가와, 비감한 심정으로 임진왜란의 전장터로 시간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이라는 밋밋한 소재가 과연 글이 될련 지 회의가
왔지만, 만들어 보고 싶었다. 괄약근까지 들먹이니 민망하기는 하지만,
일탈은 질척질척한 일상에 반드시 필요한 활력소가 아닐까?
아무리 쥐어짜도 나오지 않던 시어까지 나오니, 내게 여행은
불끈 떠오르는 해같은 존재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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