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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엄이도종 掩耳盜鐘" 선정

작성자연수원|작성시간11.12.18|조회수153 목록 댓글 0

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엄이도종 掩耳盜鐘"  선정

 

 

2011년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의 '엄이도종(掩耳盜鐘)'이 선정됐다.

<교수신문>이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교수신문 필진과 일간지 칼럼리스트, 주요 학회장, 교수(협의)회 회장, 교무·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교수, 대학원장, 대학신문 주간교수, 정년퇴임한 원로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304명의 응답자 가운데 36.8%가 2011년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를 규정지을 수 있는 사자성어로 엄이도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교수신문은 "엄이도종은 '자기가 한 일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비난이나 비판을 두려워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며 "'呂氏春秋(여씨춘추)', '通鑑紀事本末(통감기사본말)', '文獻通考(문헌통고)'를 비롯해 많은 문헌에 널리 사용된 고사성어"라고 설명했다.

엄이도종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김풍기 강원대 교수(국어교육과)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엄이도종이라는 게 자기 귀를 막고 종을 훔쳐간다는 뜻이다. 이건 자기가 잘못한 게 많고 여러 실수도 많고 한데 다른 사람 비판을 듣거나 하는데는 귀를 막는다는 거다. 지금 정부가 처음에 출범했을 때도 소통의 문제 많이 이야기했는데 소통 문제 있고 소통 어떻게 잘 할 거냐 문제. 여전히 정책 시행하거나 의혹 있을 때 해명보다는 오히려 국민 목소리 잘 듣지 않으려 하고 그런 것 때문에 별 것 아닌 것 일키우거나 해결할 수 있는 걸 오해 불러 일으킨 경우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FTA문제도 그렇고 디도스 공격, 선관위 홈피 공격... 해명하면 될 건데 그걸 아무 문제 없다고 자꾸 이야기하니까 국민 입장에서는 이게 해명도 안 됐는데 문제가 없다고 하느냐 의혹 같은 것도 있었고... 그런 것 뿐만 아니라 사대강 사업도 그렇고 어떤 것 하나 국민 의혹에 대해 정부 명확히 해명한 적 없는 것 같다. 그건 결국 국민들이 문제 있다고 제기했음에도 국민 목소리 잘 듣지 않으려는 오히려 자기 목소리만 계속 내는 마치 자기 귀를 막고 종을 훔쳐가는 고사와 닮아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강신준 동아대 교수는‘소통 부족과 독단적인 정책 강행’을 이유로 엄이도종을 추천했고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독단적으로 처리해 놓고 자화자찬 식으로 정당화하면서 국민의 불만에 전혀 유념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김용찬 순천대 교수는 “선관위 해킹 사건 역시 개인의 단독범행이라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서슴지 않고 있다. 6월과 10월의 두 차례 선거에서 민의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여전히 권력 다툼에 매몰돼 있다”라고 추천이유를 말했다.

최민숙 이화여대 교수는 “올 한 해도 대통령 측근 비리, 내곡동 사저 부지 불법 매입, 한미 FTA 비준동의안 날치기 통과 등의 문제로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는데, 아직도 선관위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 등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소통 부재에서 연유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정문현 서원대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 정책 결정권자들이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대학인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일률적인 평가 잣대를 만들어 대학을 무한경쟁의 시장으로 내몰아 가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백승호 가톨릭대 교수는 “소통 부재는 현 정부 들어서서 계속 제기되던 문제인데 올해 들어 그 결과들이 더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엄이도종 다음으로는 25.7%가 ‘如狼牧羊(여랑목양)’을 선택했다. 여랑목양은 이리에게 양을 기르게 하는 격이란 뜻으로, 탐욕스럽고 포학한 관리가 백성을 착취하는 일을 비유한다. 갈림길이 많아 잃어버린 양을 찾지 못한다는 ‘多岐亡羊(다기망양)’도 21.1%가 선택해 3위에 올랐다고 교수신문은 밝혔다.

2010년에는 "진실을 숨겨두려 했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의 '장두노미'(藏頭露尾)가, 2009년에는 "일을 바르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한다"는 의미의 '방기곡경'(旁岐曲逕)이 각각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 선정을 위해 "각 분야 교수들의 추천, 사전 조사, 본 설문조사 등 세 단계를 거쳐 확정했다"고 밝혔다. 교수신문은 "지난해에는 국문학·한문학·철학·역사학·정치학 분야 교수 10명에게 '사자성어' 추천을 받았지만 올해는 사회학·경제학·교육학·민속학·이학·공학 분야 교수 12명을 포함해 모두 23명에게 30개의 사자성어 후보를 추천받는 등 대중적으로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자성어를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정년퇴임한 명예교수 7명을 포함시켜 세대 간 균형을 맞추려 했다"고 설명했다.  


교수신문은 "설문조사에 앞서 <교수신문> 논설위원과 편집기획위원, 원로칼럼·문화비평·서평 필진 32명을 대상으로 사전 조사를 실시해 30개의 '사자성어' 후보를 5개로 추린 뒤 본 설문조사는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이메일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 엄이도종의 유래 춘추시대 진나라 범무자의 후손이 다스리던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했다. 그 때 백성 중 한 명이 종을 짊어지고 도망가려 했다. 그러나 짊어지고 가기에는 종이 너무 크고 무거웠다. 망치로 깨서 가져가려고 종을 치니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그 백성은 다른 사람이 종소리를 듣고 와서 종을 빼앗아 갈까봐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고 종을 깼다고 한다. '呂氏春秋'에 나오는 일화다.

 

교수신문선정 역대 올해의 사자성어 2004-2011년

 

2004 당동벌이(黨同伐異) 옳고 그름의 여하간에 한 무리에 속한 사람들이 다른 무리의 사람을 무조건 배격하는 것.

 

2005 상화하택(上火下澤) 위에는 불, 아래에는 못. 불이 위에 놓이고 못이 아래에 놓인 모습으로 사물들이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상징

 

2006 밀운불우(密雲不雨) 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 못하는 상태

 

2007 자기기인(自欺欺人)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사람을 풍자함.

 

2008 호질기의(護疾忌醫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음. 문제가 있는데도 남의 충고를 듣지 않는다.

 

2009 방기곡경(旁岐曲逕) 샛길과 굽은 길로서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큰 길이 아니라는 뜻. 일을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함을 비유하는 말.

 

2010 장두노미(藏頭露尾) 진실을 숨겨두려고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다. 속으로 감추면서 들통 날까봐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빗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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