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간체자를 배우기 이전에 중국의 한자에 대해 조금만 살펴 봅시다.
■ 중국의 한자와 한국의 한자는 소리가 비슷합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사용하는 한자는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자의 소리도 중국에서 들어 왔습니다. 이런 이유로 한자의 소리는 중국과 한국, 일본이 모두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숫자 1부터 9까지를 중국, 한국, 일본에서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 살펴봅시다.
숫자一二三四五六七八九중국이얼싼쓰우리우치빠지우한국일이삼사오륙칠팔구일본이찌니산시고로꾸시찌하찌큐
■ 소리가 비슷하지만 말의 어순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와 같이 한자로 된 글자는 중국과 한국의 소리가 비슷합니다. 하지만 소리가 비슷하다고 해서 중국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말을 한국 사람들이 알아 들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중국말의 어순은 한국말과 다르며, 오히려 영어와 비슷합니다. "나는 학교에 간다'를 한국, 중국, 미국에서는 각각 어떻게 쓰는지 살펴봅시다.
- 한국 : 나는학교에 간다
- 중국 : 我去学校(我:나 아 去:갈 거 學:배울 학 校: 학교 교)
- 미국 : I go to school
이와 같이 주어("나는")가 맨 먼저 오는 것은 한국어, 중국어, 영어가 똑 같으나, 목적어나 보어("학교에")가 중국어와 영어에서는 뒤에 나옵니다.
몇가지 예에서 더 비교해봅시다.
- 我是少年(我:나 아 是:이 시 少:젊을 소 年:해 년) : 나는 소년이다. I am a boy.
是는 "~이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 少年成为王(少:젋을 소 年:해 년 成:이룰성 为:할 위 王) : 소년은 왕이 되었다.The boy become a king.
为(爲)는 "~이 되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 弟弟回家(弟:아우 제 回:돌아올 회 家:집 가) : 동생은 집으로 돌아왔다.The brother return to home.
- 我看书(我:나 아 看:볼 간 書:글 서) : 나는 책을 읽는다. I read a book
■ 한국에서 사용하는 한자어를 중국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나라 말에는 한자어가 들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학교에 간다'에서 '학교(學校)'는 한자어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이러한 한자어를 한자로 표기할 때 중국사람들이 모두 이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국과 한국에서 사용하는 한자어는 상당부분이 달라 한자로 표기하더라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화장실을 측소(厕所-厠;뒷간측 所:바소-측간이란 뜻)나 위생간(卫生间-衛:호위할위 生:날생 間:사이간)이라고 씁니다. 따라서 중국 사람이 한국에 와서 화장실(化粧室)이라는 단어를 보면 생소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자기의 이익만을 챙기는 사람을 이기적(利己的)이다라고 하지만, 중국에서는 자사(自私)하다고 말합니다.
■ 중국과 한국에서 뜻이 다른 단어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한자어 중에서는 중국과 한국이 똑같은 한자를 사용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뜻을 가진 한자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아래에 나와 있는 것은 그러한 한자의 예인데 반드시 외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 공부(工夫) : 시간, 틈, 짬
- 기차(汽車) : 자동차
- 동서(東西) : 동쪽과 서쪽이라는 방위도 나타내지만, "물건"이라는 뜻으로 더 많이 쓰임
- 반점(飯店) : 호텔, 여관
- 방심(放心) : 안심하다, 마음을 놓다
- 방편(方便): 편리하다
- 소심(小心) : 조심,신중하다
- 수예(手藝) : 솜씨, 손재간, 기술
- 신문(新聞) : (신문, 방송의) 뉴스
- 실직(失職) : 직무를 태만히 하다
- 안색(顔色) : 색, 색깔, 물감
- 애인(愛人) : 남편, 아내 *애인은 정인(情人)
- 약속(約束) : 단속하다, 구속하다
- 외면(外面) : 표면, 외모, 바깥, 외부
- 일미(一味) : 그저, 줄곧, 오로지
- 작업(作業) : 숙제, 과제
- 절실(切實) : 확실, 착실, 성실하다
- 정사(情事) : 사정, 사실, 사건, 일
- 조심(操心) : 걱정, 염려하다, 마음을 쓰다
- 중고(中古) : (역사적으로) 중고, 봉건 시대
- 착실(着實) : 확실히, 참으로, 묵직하다
- 참견(參見) : 참고, 참조하다
- 출세(出世) : 태어나다, 세상에 나오다
- 파탄(破綻) : 흠, 허점, 결함
- 편의(便宜) : 싸다, 값을 깎다, 적절하다
- 학원(學院) : 대학(단과대학)
- 학장(學長) : 선배, 학형
- 합동(合同) : 계약, 계약서
■ 중국사람들도 훈을 배울까요?
우리가 한자를 배울 때에는 음(소리)과 훈(뜻)을 모두 배웁니다. 예를 들어 '천(天)'자를 배울 때, '천'이라는 음(소리)도 알아야 하지만, '하늘'이라는 훈(뜻)도 함께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하늘 천(天) 땅 지(地)'와 같이 한자를 암기합니다.
그렇다면 중국 사람들도 이렇게 훈(뜻)을 함께 암기할까요?
중국 사람들은 '톈(天)'이란 소리만으로도 그 글자의 뜻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별도로 훈을 배우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글을 배울 때, '개'라는 소리만 배우지 특별히 '동물의 일종인 개'라고 배우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한자에는 동음이의어가 무수히 많기 때문에 소리만 듣고서는 변별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 그 한자가 들어가는 흔히 쓰이는 단어를 함께 제시하는 방법을 씁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제 이름은 김 성식입니다. 쇠금자, 이룰성자, 심을식자를 쓰지요" 하는 것처럼 "我叫金成植,'金'是金银的金,'成'是成功的成,'植'是植物的植“(저는 김성식이라고 합니다. '김'은, '금,은' 할 때의 김이고요, '성'은 '성공하다'의 성이고요, '식'은 '식물'의 식입니다.) 이런 식으로 설명을 합니다.
■ 소리의 높낮이로 뜻을 구분하기도 합니다.
한자는 하나의 글자가 우리나라의 한 단어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톈(天)'자는 우리나라의 '하늘'이라는 단어와 같습니다. 이렇게 한 글자로 된 단어는 소리가 같을 확률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글자로 된 단어를 보면, 대부분 여러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앞에서 말한 '개'는 동물의 일종도 되지만, '그 애'를 줄인 말도 됩니다. '눈'은 하늘에서 내리는 눈, 얼굴에 있는 눈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배'는 타는 배, 몸의 배, 먹는 배 등의 의미가 있습니다.
한자에서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마'라는 소리 하나가 어머니 마(妈), 말(馬), 삼베의 원료가 되는 마(麻), 메뚜기 마(蚂) 등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소리의 높낮이로 이런 것을 구분 합니다. 즉 똑같이 '마'라고 소리를 내더라도 들어보면 소리의 높낮이가 다르게 들립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뒤에 나오는 '중국말 발음하기'를 참조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