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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

비극처럼 괴로운 코미디

작성자전과웅|작성시간26.06.12|조회수23 목록 댓글 0

비극처럼 괴로운 코미디
이응준의 과거에서 보내는 엽서 [70]

 

 

 


1963년 6월 11일 나는 남베트남 사이공(현 호치민시) 미국 대사관 앞 교차로에서, 사람 모양의 불덩이를 바라보고 있다. 승려 틱꽝득이 휘발유에 흠백 젖은 채 길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제 몸에 불을 붙인 것이다. 이른바 소신 공양(燒身供養). 온몸이 활활 불타오르는데도 틱꽝득은 비명도 미동도 없이 가부좌를 유지하다가 잿더미가 무너지 듯 옆으로 쓰러진다. 이후 시신을 수습 했을 때 틱광득의 심장만은 타지 않고 남아서, 오늘날까지 성물(聖物)로 보존 되고 있다고 한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당시 남베트남의 대통령 응오딘지엠은 부정부패는 물론, 인구의 70% 이상이 불교 신자인 베트남에서 노골적으로 불교를 탄압했다. 급기야 1963년 5월 후에 (Hue)시에서는 석가탄신일을 기념하는 불교 기(旗) 게양을 금지한 것에 항의하는 군중을 향해 군대가 총격을 가해 어린이 를 포함한 9명이 사망한다. 연이어 일어 나는, 종교적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에 대해 응오딘지엠 정권은 무력 진압으로 일관했다. 이에 저항하기 위해 승려 틱꽝득 은 소신공양을 감행한것이다.


AP통신 기자 말콤 브라운이 찍은 한 장의 사진, 불꽃 속에서 참선하는 붓다 같은 틱꽝득의 모습은 전 세계를 경악시키고 향후 세계사를 소용돌이치게 만든다. 미국은 응오딘지엠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기 시작했으며, 응오 딘지엠의 제수씨가 "승려 바비큐 쇼" 라는 망언을 내뱉자 국내외 민심은 완전히 돌아서 버렸다. 약 5개월 뒤. 남베트남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 응오딘 지엠은 살해당했고, 이는 또 다른 쿠테 타를 불러왔다. 북베트남과 베트공은 이러한 혼란을 목적 달성에 최대한 이용했으며 미국은 베트남 전쟁의 수렁 속으로 깊이 개입하게 된다.


권력이란 게 본시 어리석어 눈이 멀고 오만해지기 마련이다. 반면 역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만 가는 듯 보이나 심판은 오묘하게 반복된다. 전 세계 어디서든 뼈대는 같은 스토리에 새로운 각색만이 가해진 연극처럼 느껴진다.  배우만 바뀔 뿐 배역은 비슷하다. 비극 처럼 괴로운 코미디 같다.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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