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마음 약한 상가 주인 허락을 받은 걸까
신발 가게 진열장을 기대앉은 보도 위
겹겹이 껴입은 할매 좌판을 벌였다
서리태 들깨 조금 팥 한 되 냉이 몇 줌
다 팔면 언 몸 녹일 연탄 몇 장 살 수 있나
속으로 셈해 보다가 지니는 이 살핀다
겨울, 참나무
마른 잎은 떨어내지 않기로 결심했어
미련은 아니야
오그라든 말이라도
나 먼저 놓을 순 없어
기꺼이 보내줄게
그날이 올 때까지는
서걱서걱 울어도 좋아
그때 그 당골네
나 어일 적 우리 동네 당골네 아주머니
걸핏하면 우리 집에 놀러 오곤 했었지
쏘는 그, 눈빛이 실어 빨리 가길 바랐어
날마다 한결같이 반겨 맞던 할머니는
집안의 대소사를 시시콜콜 물어보고
식구들 사주팔자도 묻고 또 물으셨지
할머니께 혼날까 직접 말은 못 하고
돌아앉아 혼잣말로 주문을 외듯이
"골네당 쓰믄갔 컸네좋"* 중얼대고 말았어
엉덩이 천근만근 무거웠던 그녀는
저녁때가 되어도 일어날 줄 모르더니
"골네당 먹고밥 다갈란"** 말하며 웃지 뭐야
* 당골네 갔으믄 좋겄네
** 당골네 밥 먹고 갈란다
<<시조미학>> 통권 50호(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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