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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외 2편 / 이행숙

작성자오교정|작성시간26.06.12|조회수17 목록 댓글 0

2월에

 

 

마음 약한 상가 주인 허락을 받은 걸까

신발 가게 진열장을 기대앉은 보도 위

겹겹이 껴입은 할매 좌판을 벌였다

 

서리태 들깨 조금 팥 한 되 냉이 몇 줌

다 팔면 언 몸 녹일 연탄 몇 장 살 수 있나 

속으로 셈해 보다가 지니는 이 살핀다

 

 

 

겨울, 참나무

 

 

마른 잎은 떨어내지 않기로 결심했어

미련은 아니야

오그라든 말이라도 

나 먼저 놓을 순 없어 

기꺼이 보내줄게

그날이 올 때까지는

서걱서걱 울어도 좋아

 

 

 

그때 그 당골네

 

 

나 어일 적 우리 동네 당골네 아주머니

걸핏하면 우리 집에 놀러 오곤 했었지

쏘는 그, 눈빛이 실어 빨리 가길 바랐어

 

날마다 한결같이 반겨 맞던 할머니는

집안의 대소사를 시시콜콜 물어보고

식구들 사주팔자도 묻고 또 물으셨지

 

할머니께 혼날까 직접 말은 못 하고

돌아앉아 혼잣말로 주문을 외듯이

"골네당 쓰믄갔 컸네좋"* 중얼대고 말았어

 

엉덩이 천근만근 무거웠던 그녀는

저녁때가 되어도 일어날 줄 모르더니

"골네당 먹고밥 다갈란"** 말하며 웃지 뭐야

 

 

* 당골네 갔으믄 좋겄네

** 당골네 밥 먹고 갈란다

 

 

<<시조미학>> 통권 50호(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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