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 피다
오월의 그날처럼 진한 함성 아니어도
옆구리 여미게 하는 계절을 끌어않고
때로는 호박꽃 너도
양귀비로 필 때가 있다
바람을 막아낸 돌을 닦는 바람처럼
누구의 손끝에서 심어진 치유일까
입동의 다 식은 품에
떨림이 피고 있다
쇠무릎
꼴망태 섬뜩한 낫도 그리울 때가 있다
마디에 힘을 주고 자존으로 키운 초록
채집된 그 흰 뿌리의
지문 속에 부는 바람
그렁그렁 눈이 먼저 서로를 위로한다
울대를 울컥 넘어온 외마디 되새김질
통째로 발골된 날이
벗어놓은 흙의 체온
관절이 처방받은 한때의 화려한 가문
맥박처럼 내게 뛰는 뎅그렁 워낭소리
너와 나 무릎이 닮아
달여진
족보 한 첩
<<시맥>> 통권 7호(2026 여름호)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