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 배세복 홀로 반짝였다 모든 별이 다 별자리를 지니고 있는 건 아니기도 했다 여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빛이었다 별똥별을 찾겠다고 뒷산까지 올라갔던 어린 시절처럼 언젠가는 천변 너머 저곳에 가 볼 거라 다짐도 했다 겨울 산책길의 일이었다 서 있는 곳이 추울수록 별은 더 반짝였다 가 보고 싶은 곳일수록 별은 더 빛났다 그 별에 도착하면 그들과 함께 시를 쓰고 시집을 내고 시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배불렀다 혹은 배고팠다 개밥바라기별을 보며 짖어대는 저물녘 한 마리 강아지 같았다 천변을 돌고 돌아 그 빛을 찾아갔다 계절이 두어 번 바뀐 후였다 월면月面처럼 울퉁불퉁한 길 위에 바퀴 자국이 선명했다 어떤 곳에선 트럭인 양 빠져서 헛돌기도 했다 그러다 도착한 가설재 창고! 비계, 팔레트, 사다리 따위가 다투듯 겹겹이 쌓여 있었다 주위에는 질경이가 꽃을 가득 피우는 중이었다 강아지처럼 끙끙대다가 어느 날 별에 도착했다 그렇게도 반짝였던 그곳은 그러나 창고 같았다 가설재들이 뒤엉킨 채 가지각색 빛을 냈다 어떤 빛은 너무 환해서 가까이 가기도 힘들었다 거기서 아주 희미한 빛들을 발견했다 어깨를 결었다 밤하늘은 답이 정해지지 않은 도화지라 외쳤다 조금씩 집을 지어나갔다 _계간 『상상인』 (2026년 봄호) _배세복 시인 2014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선경작가상 수상 시집 『몬드리안의 담요』, 『목화밭 목화밭』, 『두고 온 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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