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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소개

더/ 황정산

작성자김수엽|작성시간26.06.16|조회수24 목록 댓글 0



황정산



더, 라고 맨 처음 외치던 이는
더 불안했던 사람이었으리라

더 커진 말의 힘으로
더 날카롭게 돌칼을 갈고
더 높이 벼랑 끝에 올랐으리라

더 넓은 바다를 건너려
더 많은 나무는 베어지고
더 밝은 도시의 불빛을 위해
더 어두운 그림자는 짙어진다

남아 끝내 쓰이지 못한
잉여의 조각들은 말로 흩어지고
글씨로 부서져 소금사막에 흩날린다
바로 거기, 햇빛에 쪼개진 결정들을 주워
나는 모래알마다 박힌 말의 파편을 꿰맨다




더는 쓸 글자가 남지 않았다


—계간 《시의 시간들》 2026년 봄호

_황정산 시인
1993년 《창작과비평》으로 평론활동 시작
2002년 《정신과표현》으로 시 발표
시집 『거푸집의 국적』
저서로 『주변에서 글쓰기』 『쉽게 쓴 문학의 이해』 『소수자의 시 읽기』 등
현재 계간 《상상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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