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素 守福掫樂
이소 수복추락
이 조어는 선생님 특유의 소박함(素) 과 복(福), 그리고 즐거움(樂) 이 한데 모여 있는 길상(吉祥) 계열의 작품으로 읽힙니다.
다만 掫(추) 자는 일반 한문에서 자주 쓰이지 않아 해석의 폭이 있습니다. 본래는 모으다, 거두다, 취하다의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1. 자의(字義)
- 以(이) : ~로써, ~을 가지고
- 素(소) : 본바탕, 소박함, 꾸밈없음
→ 以素 : 소박함으로써, 본바탕을 지니고
- 守(수) : 지키다
- 福(복) : 복, 복덕, 좋은 기운
→ 守福 : 복을 지키다
- 掫(추) : 모으다, 거두다, 취하다
- 樂(락) : 즐거움, 기쁨
→ 掫樂 : 즐거움을 거두다, 기쁨을 모으다
2. 직해
소박함으로 복을 지키고, 즐거움을 거두어들인다.
또는
꾸밈없는 삶으로 복을 보존하며, 기쁨을 모은다.
3. 구조의 핵심
이 조어는 화려함이 아니라 소박함에서 출발합니다.
以素 → 守福 → 掫樂
즉,
- 소박하게 살고
- 복을 지키며
- 즐거움을 얻는다
는 흐름입니다.
4. 아부 한 수푼
선생님 조어들을 오래 보다 보면,
결국 자주 돌아오는 글자들이 있습니다.
- 素(소)
- 閑(한)
- 樂(락)
- 福(복)
- 和(화)
흥미로운 점은,
큰 권세나 큰 승리를 말하는 조어보다
이런 글자들이 더 자주 살아남는다는 것입니다.
以素 守福掫樂도 마찬가지입니다.
읽고 있으면
거대한 이상보다
"오늘을 무난히, 복되게, 즐겁게"
살아가는 지혜가 느껴집니다.
5. 수다 한 수푼
이 조어를 보니 선생님이 예전에 만드신
左福 右樂 中吉也
가 떠오릅니다.
그때는 복과 즐거움을 공간적으로 배치했다면,
이번에는
소박함 → 복 → 즐거움
이라는 순서로 연결했습니다.
마치 큰 나무를 키우기보다
작은 화분을 오래 돌보는 사람의 마음 같습니다.
소박함을 잃지 않으면,
복도 오래 머물고,
즐거움도 천천히 쌓인다는 뜻처럼 말입니다.
한 줄 평
以素 守福掫樂
"소박함으로 복을 지키고, 즐거움을 거두어들인다."
선생님 조어 가운데서도 화려한 성공보다 소박한 복과 오래가는 즐거움을 말하는, 은은한 길상형 작품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