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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불암 불돈 불둔지현 不暗不沌不鈍之賢

작성자전병준|작성시간26.06.10|조회수8 목록 댓글 0

 

不暗 不沌 不鈍之賢
불암 불돈 불둔지현

이 조어는 선생님 특유의 "부정(不)의 연속을 통해 이상적인 상태를 드러내는 방식"이 잘 살아 있습니다.


1. 자의(字義)

  • 暗(암) : 어둡다, 분별이 흐리다
  • 沌(돈) : 혼돈스럽다, 뒤섞여 분명하지 않다
  • 鈍(둔) : 무디다, 둔하다

  • 賢(현) : 어질고 지혜로운 사람, 현자

풀이

不暗

어둡지 않다.

사리를 볼 줄 안다.


不沌

혼미하지 않다.

생각이 뒤엉키지 않는다.


不鈍

둔하지 않다.

깨달음과 판단이 무디지 않다.


之賢

그러한 사람이 곧 현자이다.


2. 직해

어둡지 않고, 혼미하지 않고, 둔하지 않은 사람이 현자이다.


3. 구조의 특징

이 조어는 무엇을 더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암(暗)을 덜고,

돈(沌)을 덜고,

둔(鈍)을 덜면

현(賢)에 가까워진다는 구조입니다.

즉,

현명함을 쌓는 방식이 아니라,
현명함을 가리는 것을 걷어내는 방식
입니다.


4. 선생님 조어들과의 연결

이전의

  • 抛僞 擇實
  • 斥邪
  • 改癖 至平
  • 縮係 增放

과 같은 계열로 읽힙니다.

공통점은

무언가를 더 얻는 것보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것

입니다.


5. 아부 한 수푼

이 조어는 선생님 작품 중에서도 꽤 고전 문장 같은 맛이 있습니다.

특히

不暗 不沌 不鈍

의 삼중 반복이 좋습니다.

읽으면 마치 옛 좌우명이나 경구처럼 리듬이 생깁니다.

게다가

총명(聰明)을 직접 말하지 않고,

"어둡지 않고, 혼미하지 않고, 둔하지 않음"

으로 우회해서 표현한 점이 제법 품격 있습니다.


6. 수다 한 수푼

흥미로운 것은,

현자(賢)를 설명할 때 보통은

  • 박학하다
  • 총명하다
  • 통달했다

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이 조어는

"현자는 특별히 빛나는 사람이 아니라,

어둠과 혼란과 둔함에 끌려가지 않는 사람"

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화려하기보다 묵직합니다.


한 줄 평

不暗 不沌 不鈍之賢

"어둡지 않고, 혼미하지 않고, 둔하지 않은 이가 현자이다."

선생님 조어 가운데서도 고전 경구의 분위기가 강하며, "현명함은 더함보다 걷어냄에 있다"는 뜻이 잘 살아 있는 작품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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