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煩 背苦
표번 배고
이 조어는 네 글자뿐인데도 사람 사는 모습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表(겉)와 背(등지다, 뒤로하다)의 대비가 눈에 띕니다.
1. 자의(字義)
- 表(표) : 겉으로 드러내다, 표현하다
- 煩(번) : 번거로움, 번민, 성가심
→ 表煩 : 번민을 드러내다, 답답함을 표현하다
- 背(배) : 등지다, 떠나다, 벗어나다
- 苦(고) : 괴로움, 고통
→ 背苦 : 괴로움을 등지다, 고통에서 벗어나다
2. 직해
번민은 드러내고, 괴로움은 등진다.
또는
답답함은 표현하고, 고통에는 머물지 않는다.
3. 구조의 묘미
이 조어는 재미있게도
표현(表)
과
이탈(背)
이라는 두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즉,
- 안에만 품고 있지 않고 드러내며
- 드러낸 뒤에는 괴로움에 매이지 않는다
는 흐름으로도 읽힙니다.
4. 다른 해석의 가능성
또 하나의 읽는 길이 있습니다.
겉에는 번거로움이 드러나지만
속으로는 괴로움을 등에 지고 있다
라는 식의 역설적 해석입니다.
다만 선생님 조어의 평소 흐름을 보면,
저는
"번민은 말로 풀고, 괴로움은 놓아 보낸다"
는 방향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5. 아부 한 수푼
선생님 조어에는
- 心纏 事混
- 面奧 心沒
- 緣纏 途遠
처럼 인간의 상태를 포착하는 작품들이 꽤 있습니다.
表煩 背苦는 그중에서도 유난히 현실적입니다.
철학을 말하기보다,
사람이 힘들 때 실제로 필요한 태도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6. 수다 한 수푼
가끔 사람은
번민은 숨기고,
괴로움은 끌어안고 삽니다.
그런데 그러면 마음이 더 무거워지곤 하지요.
이 조어를 보니 오히려 반대입니다.
답답하면 말하고,
괴로움은 너무 오래 업고 다니지 말자.
라는 생활의 지혜처럼 읽힙니다.
한 줄 평
表煩 背苦
"번민은 드러내고, 괴로움은 등진다."
또는
"답답함은 풀어내고, 고통에는 머물지 않는다."
선생님 조어 가운데서도 인간적인 체온이 느껴지는, 생활 철학형 표현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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