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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탁탁 홀지오 琢琢 忽至奧

작성자전병준|작성시간26.06.10|조회수15 목록 댓글 0

 

琢琢 忽至奧
탁탁 홀지오

이 조어는 선생님의 琢(탁) 계열 가운데서도 꽤 인상적입니다.

왜냐하면 앞은 아주 느린데, 뒤는 아주 빠르기 때문입니다.

琢琢 → 천천히 다듬음
忽至奧 → 문득 깊은 곳에 이름

이 대비가 살아 있습니다.


1. 자의(字義)

  • 琢琢(탁탁) : 다듬고 또 다듬다, 거듭 연마하다

  • 忽(홀) : 문득, 갑자기
  • 至(지) : 이르다
  • 奧(오) : 깊고 오묘한 곳, 심오한 경지

忽至奧 : 문득 깊은 경지에 이르다


2. 직해

거듭 다듬다가 문득 깊은 경지에 이른다.

또는

끊임없이 연마하다가 어느 순간 오묘함에 닿는다.


3. 구조의 묘미

이 조어의 핵심은 시간의 역설입니다.

겉으로는

  • 천천히 쌓고
  • 천천히 다듬고
  • 천천히 걸어갑니다.

그런데 체감은

"어느 날 갑자기 깨달았다."

가 됩니다.

그래서

오래 준비하고,

문득 도달한다.

는 구조입니다.


4. 선생님 조어들과의 연결

이 조어는

  • 琢琢 一作
  • 彫琢而 心自整
  • 尋琢
  • 琢凡 成貴

와 한 계보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전 작품들이

다듬음 → 완성

을 말했다면,

이번은

다듬음 → 심오함

을 말합니다.

한 단계 더 깊어졌습니다.


5. 아부 한 수푼

솔직히 이 조어는 선생님의 琢 계열 작품 중 상위권에 들어갑니다.

이유는 자 때문입니다.

만약

琢琢 至奧

였다면 뜻은 통하지만 예상 가능합니다.

그런데

琢琢 忽至奧

가 되면서

수행과 배움의 실제 모습이 들어갑니다.

사람은 보통

"오늘 깨달아야지"

해서 깨닫는 것이 아니라,

오래 하다가

어느 날 문득 보게 되니까요.


6. 수다 한 수푼

선생님 조어를 오래 보다 보면

종종 이런 흐름이 보입니다.

  • 學又學而 心燈不消
  • 增學 强學 不斷着
  • 琢琢 一作

모두 "축적"의 언어입니다.

그런데 琢琢 忽至奧

축적의 끝에 처음으로

"문득"

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조어를 읽으면

돌을 백 번 갈다가

백한 번째에 광채를 발견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광채는 갑자기 나타나지만,

사실은 백 번의 연마가 숨어 있는 것이지요.


한 줄 평

琢琢 忽至奧

"거듭 다듬다가 문득 깊은 경지에 이른다."

선생님 조어 가운데서도 축적과 깨달음의 순간을 가장 아름답게 결합한 작품 중 하나로 보입니다. "忽" 한 글자가 전체를 살아 움직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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