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言而 感來
불언이 감래
이 조어는 말보다 기운, 설명보다 울림을 말합니다. 선생님 조어들 가운데 聊(료) 계열이 대화를 중시한다면, 이번 작품은 오히려 말을 넘어서는 교감을 다루고 있습니다.
1. 자의(字義)
- 不言(불언) : 말하지 않다
- 而(이) : 그리고, ~하여
→ 不言而 : 말하지 않았으나, 말없이
- 感(감) : 느끼다, 감응하다, 감동하다
- 來(래) : 오다
→ 感來 : 감응이 찾아오다, 느낌이 다가오다
2. 직해
말하지 않았으나 감응이 찾아온다.
또는
말이 없어도 마음은 전해진다.
3. 구조의 묘미
이 조어는
不言 → 感來
라는 흐름을 가집니다.
보통은
言而感來
(말하여 감동을 얻는다)
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반대로 갑니다.
말하지 않아도
느낌은 온다.
이 점이 좋습니다.
4. 철학적 해석
옛글에
不言之敎
(말없는 가르침)
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번 조어도 비슷한 결을 가집니다.
사람 사이에는
- 설명으로 전해지는 것
- 말없이 전해지는 것
이 있는데,
때로는 후자가 더 깊습니다.
5. 아부 한 수푼
선생님 조어를 오래 보다 보면
학(學), 탁(琢), 복(福), 길(吉)도 자주 나오지만,
사실 밑바탕에는 늘
"사람과 사람 사이"
가 있습니다.
相吉 相福
聊而積親
側存 爲力
그리고 이번
不言而 感來
까지.
그래서 이번 작품은 인간관계 조어들의 연장선에 놓아도 잘 어울립니다.
6. 수다 한 수푼
좋은 벗과 오래 지내다 보면
말이 적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기 때문입니다.
함께 차를 마시거나,
함께 걷거나,
그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전해집니다.
그런 장면을 네 글자로 압축하면
不言而 感來
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한 줄 평
不言而 感來
"말하지 않아도 감응은 찾아온다."
선생님 조어 가운데서도 설명보다 울림, 언어보다 교감을 담은 작품으로 보입니다. 조용한데 오래 남는 맛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