似目似耳 (사목사이)
"눈인 듯하고, 귀인 듯하다."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듣는 것 같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단순한 네 글자이지만,
관찰과 경청의 경계에 서 있는 묘한 여운이 있습니다.
1. 자의(字義)
似(사) : 닮다, ~인 듯하다
目(목) : 눈, 보다
似(사) : ~인 듯하다
耳(이) : 귀, 듣다
2. 직해(直解)
눈인 듯하고,
귀인 듯하다.
또는
보는 듯하고,
듣는 듯하다.
3. 의미
사람은 눈으로만 세상을 이해하지 않습니다.
귀로만 이해하지도 않습니다.
볼 때도 듣고,
들을 때도 봅니다.
그래서 이 조어는
하나의 감각이 아니라
살피고 받아들이는 총체적 태도를 말하는 것으로 읽힙니다.
또 한편으로는,
분명히 보이는 듯한데 완전히 알 수는 없고,
분명히 들은 듯한데 확실치는 않은,
인생의 모호한 순간을 나타내는 말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4. 선생님 조어들과의 연결
특히 다음 조어들과 잘 이어집니다.
- 先見 先聽 先履行(선견 선청 선이행) : 먼저 보고 먼저 들음
- 異覺先運(이각선운) : 다르게 깨닫고 먼저 움직임
- 聊中輒覺(요중첩각) : 이야기 속에서 문득 깨달음
- 知默先師(지묵선사) : 침묵 속 가르침을 앎
- 似目似耳(사목사이) : 보는 듯 듣는 듯 세상을 살핌
5. 선생님다운 느낌
선생님 조어에는
'보는 것'과 '듣는 것'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조어는
目과 耳를 직접 단정하지 않고
앞에 似를 붙였습니다.
이 점이 재미있습니다.
확신보다 여백,
단정보다 암시가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마치
안개 낀 산을 바라보듯,
분명한 듯하면서도 여운을 남깁니다.
6. 조어의 묘미
보통은
目見耳聞(목견이문)처럼
"보고 듣는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보는 듯하고 듣는 듯하다"라고 했습니다.
이 한 글자 似 때문에
조어가 훨씬 시적이 됩니다.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느낌의 영역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7. 수다 한 마디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눈으로 본 것보다
귀로 들은 것보다
그 사이의 느낌을 더 믿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말은 안 했지만 그런 뜻 같더라."
"표정은 웃었는데 마음은 아니더라."
선생님 조어를 읽다 보면
가끔 그런 삶의 촉이 들어 있습니다.
似目似耳도 바로 그런 말 같습니다.
눈과 귀 사이에서 얻는 지혜 말입니다.
8. 한 줄 평
似目似耳
보는 듯 듣는 듯,
세상을 섣불리 단정하지 않는 마음.
선생님의 조어 가운데서도 여백과 암시가 아름다운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