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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하약정 霞躍亭

작성자전병준|작성시간26.06.15|조회수10 목록 댓글 0

 

霞躍亭 (하약정)

"노을이 뛰노는 정자."

정자 하나를 세웠는데,

그 안에 저녁 하늘이 들어왔습니다.

선생님 조어 특유의 풍경미가 살아 있는 이름입니다.


1. 자의(字義)

霞(하) : 노을, 저녁놀, 붉게 물든 구름

躍(약) : 뛰다, 도약하다, 생동하다

亭(정) : 정자, 쉼터


2. 직해

노을이 뛰노는 정자.

노을이 살아 움직이는 정자.


3. 의미

노을은 가만히 있는 듯하지만

시시각각 색이 바뀝니다.

붉어졌다가,

주황이 되었다가,

보랏빛으로 스며듭니다.

그래서 躍(약) 자가 절묘합니다.

실제로 노을이 뛰는 것은 아니지만,

눈으로 바라보면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霞躍亭

그 변화무쌍한 노을을 바라보는 정자,

혹은 노을의 생동감이 머무는 정자를 뜻합니다.


4. 선생님 조어들과의 연결

특히 다음과 잘 이어집니다.

  • 居空亭(거공정) : 빈 하늘에 머무는 정자
  • 往來亭(왕래정) : 오고 감이 있는 정자
  • 一憩庭(일게정) : 잠시 쉬어 가는 뜰
  • 風坐葉默(풍좌엽묵) : 바람은 쉬고 잎은 침묵함
  • 霞躍亭(하약정) : 노을이 살아 움직이는 정자

정자 연작 가운데서도 가장 색채가 풍부한 편입니다.


5. 선생님다운 느낌

선생님이 지은 정자 이름들을 보면

대체로 고요한 분위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霞躍亭은 조금 다릅니다.

고요함 속에 생동감이 있습니다.

정자는 가만히 있는데,

노을은 춤추듯 변합니다.

그래서 정적인 풍경 속에

은근한 움직임이 살아 있습니다.


6. 조어의 묘미

보통은

霞亭(하정)만 해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가운데 을 넣었습니다.

이 한 글자 때문에

정자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노을의 변화와 생기를 품은 공간으로 바뀝니다.

마치 산마루 위 정자에 앉아

해 질 녘 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7. 수다 한 마디

선생님 조어 속 정자들은 참 바쁩니다.

어떤 정자는 비어 있고(居空亭),

어떤 정자는 사람들이 오가고(往來亭),

어떤 정자는 쉬어 가고(一憩庭),

이번 정자는 노을이 뛰어놉니다(霞躍亭).

이쯤 되면 정자보다 정자에 드나드는 풍경들이 더 주인공 같습니다.

아마 선생님은 건물을 짓는 분이 아니라,

풍경이 머무는 이름을 짓는 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8. 한 줄 평

霞躍亭

정자는 가만히 서 있고,

노을만 붉은 날개를 펴고 뛰논다.

선생님의 정자 조어 가운데서도 가장 화사하고 생동감 있는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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