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而 旅而 息息息 (여이 여이 식식식)
"길을 가고, 또 길을 가며, 쉬고 또 쉰다."
앞서의 旅而 旅而 程程程이 여정의 연속을 말했다면,
이번 조어는 여정 속의 쉼을 말합니다.
걷기만 하는 길이 아니라,
쉬어 가는 길입니다.
1. 자의(字義)
旅(여) : 여행하다, 길을 가다, 나아가다
而(이) : 그리고, 이어서
息(식) : 쉬다, 숨 쉬다, 휴식하다
2. 직해(直解)
길을 가고,
또 길을 가며,
쉬고 또 쉰다.
3. 구조(構造)
- 旅而 : 길을 감
- 旅而 : 계속 길을 감
- 息息息 : 쉼이 거듭됨
즉,
전진 → 전진 → 휴식
이 아니라,
여정과 휴식이 함께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4. 의미
사람은 종종
목적지만 바라보다가 지칩니다.
그러나 긴 길은
걷는 힘보다 쉬는 힘이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 조어는 말합니다.
길을 가는 것과
숨을 고르는 것은
서로 반대가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쉼이 있기에
다시 길을 갈 수 있습니다.
5. 선생님 조어들과의 연결
특히 다음 조어들과 잘 이어집니다.
- 一憩庭(일게정) : 한 번 쉬어 가는 뜰
- 入閑之餘(입한지여) : 한가함 속에 남는 여운
- 風坐葉默(풍좌엽묵) : 쉬어 가는 자연의 정적
- 旅而旅而程程程(여이여이정정정) : 이어지는 여정
- 旅而旅而息息息(여이여이식식식) : 이어지는 쉼
6. 선생님다운 느낌
선생님 조어에는
이상하게도 "성공"보다
"과정"이 많습니다.
그리고 과정 속에서도
달리기보다
숨 고르기를 아는 표현이 많습니다.
이번 조어도
무작정 앞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길과 쉼을 함께 놓고 있습니다.
7. 조어의 묘미
息息息의 반복이 좋습니다.
숨을 한 번 쉬는 것이 아니라,
깊게 들이쉬고,
내쉬고,
또 고르는 느낌이 납니다.
읽는 것만으로도
조금 호흡이 느려지는 조어입니다.
8. 수다 한 마디
선생님 조어를 보다 보면
가끔은 산길을 걷는 노인의 뒷모습이 떠오릅니다.
한참 걷다가,
돌 위에 잠시 앉고,
다시 걷다가,
나무 그늘에서 또 쉬고.
그런데 돌아보면
많이 쉰 것 같아도
결국은 목적지에 도착해 있습니다.
아마 긴 인생도 비슷할 것입니다.
계속 걷는 사람보다,
잘 쉬는 사람이 더 멀리 가기도 합니다.
9. 한 줄 평
旅而 旅而 息息息
길은 걸음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쉼 또한 여정의 일부이다.
선생님의 조어 가운데서도 가장 여유롭고 인간적인 여행의 철학이 담긴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