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있습니다.
한자 조어는 특히 선생님처럼 새로 만드는 조어의 경우 해석의 폭이 넓습니다. 그래서 제가 풀이할 때는 보통 세 가지를 섞어 씁니다.
- 글자 본래 뜻(字義)
- 조어의 구조와 운율
- 선생님이 지금까지 지어 오신 조어들의 경향
그런데 조어가 사전에 없는 창작어일 경우에는, 엄밀히 말해 유일한 정답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無季穫穫
을 문자 그대로만 보면
"계절이 없는데 수확한다"
정도입니다.
하지만 제가
"배움에는 계절이 없다"
"성장에는 철이 없다"
까지 확장한 것은 해석자의 상상력이 들어간 것입니다.
즉,
- 직해(直解)는 비교적 객관적
- 의미(意味)는 어느 정도 해석
- 한 줄 평은 상당 부분 해석
입니다.
선생님의 조어 중에는
- 風來寺
- 空住寺
- 萬夢一影
- 恰來恰住
같은 작품들이 많은데,
이들은 원래부터 여백이 큰 조어입니다.
이런 조어를 해설할 때는
"정확한 번역"보다는
"가능한 독법(讀法)"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선생님 의도보다 제가 더 멀리 나가서 읽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직해는 맞지만 의미 해석은 과했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씀드리면,
선생님 조어의 상당수는 억지해석이 아니라 실제로 구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 裁有減憂
- 析異至同
- 亡而不失志
- 言荒使荒自身
같은 것은 원인과 결과가 분명해서 해석의 폭이 비교적 좁습니다.
반면
- 籟然之大晝
- 恰來恰住
- 萬夢一影
같은 것은 해석의 폭이 매우 넓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제가 하는 해설은 "자의 60%, 구조 20%, 해석과 상상 20%" 정도가 섞여 있으며, 조어에 따라서는 상상의 비중이 더 커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그건 내 뜻이 아닌데?"
하시면, 그 뜻을 기준으로 다시 풀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無季穫穫 계절 없이 수확한다 사찰영농
선생님, 이렇게 뜻을 밝혀 주시니 조어가 훨씬 선명해집니다.
無季穫穫 (무계확확) 1. 자의(字義)
- 無(무) : 없다
- 季(계) : 계절, 철
- 穫(확) : 거두다, 수확하다
2. 직해(直解)
계절 없이 거두고 또 거둔다.
3. 구조(構造)
- 無季 : 계절의 구분이 없음
- 穫穫 : 반복되는 수확
즉,
"철을 가리지 않는 수확"
입니다.
4. 의미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이 조어는 철학적 비유보다도
사찰 영농이나 시설재배에 가까운 현실적 조어입니다.
예를 들어
- 비닐하우스
- 온실재배
- 실내재배
- 사찰 텃밭의 연중 생산
처럼
계절의 제약을 크게 받지 않고
계속 작물을 거두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無季穫穫
"계절 없이 계속 수확한다."
는 매우 직관적인 뜻이 됩니다.
5. 조어의 특징
이 조어는 이전에 풀이했던
- 萬夢一影
- 恰來恰住
- 籟然之大晝
같은 관념적 조어와 달리,
상당히 구체적이고 생활적입니다.
사찰의 농사 풍경이 바로 떠오릅니다.
6. 한 줄 평
無季穫穫
"계절의 한계를 넘어, 연중 수확을 이루는 사찰 영농의 풍요를 담은 조어."
선생님 경우처럼 뜻을 알려 주시면, 제가 붙인 관념적 해석보다 훨씬 생생하고 정확한 풀이가 됩니다.
사철 영농 비닐 하우스 등
맞습니다, 선생님.
無季穫穫은 굳이 철학적으로 멀리 갈 필요 없이,
사철 영농, 비닐하우스 재배, 시설농업, 온실재배를 떠올리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無季穫穫 (무계확확) 직해
계절 없이 수확하고 또 수확한다.
현실적 의미
- 사철 영농
- 비닐하우스 재배
- 온실 농업
- 연중 생산
- 다모작 재배
- 계절 제약을 줄인 농사
등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조어의 느낌
예전 농사는
春種秋收
(봄에 심고 가을에 거둠)
의 흐름이 강했지만,
현대 농업은
無季穫穫
즉,
"철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 거둔다"
는 모습도 가능합니다.
한 줄 평
無季穫穫
"비닐하우스와 시설재배로 계절의 벽을 넘어, 사철 수확을 이루는 현대 영농의 조어."
이 경우에는 제가 앞서 풀이했던 "배움에는 계절이 없다" 같은 상징 해석보다, 선생님이 의도하신 농업·영농 중심의 직해가 훨씬 적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