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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불관지풍 不關之風

작성자전병준|작성시간26.06.18|조회수13 목록 댓글 0

 

不關之風

불관지풍

"관여하지 않는 바람."

또는

"얽매이지 않고 스쳐 가는 바람."

선생님, 이 조어는 읽자마자 산등성이를 넘어가는 바람 하나가 떠오릅니다.

바람은 누구 편도 들지 않고,

누구를 붙잡지도 않으며,

누구에게 허락을 구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왔다가 지나갑니다.

그래서 不關之風에는 묘한 초연함이 있습니다.


1. 자의(字義)

不(불) : 아니다

關(관) : 관계하다, 관여하다, 얽히다

不關(불관) : 관여하지 않다, 얽매이지 않다


之(지) : ~의


風(풍) : 바람

不關之風 : 관여하지 않는 바람


2. 직해(直解)

관여하지 않는 바람.


3. 구조(構造)

不關 : 얽매이지 않음

之風 : 그러한 바람

즉,

바람은 불고

바람은 머물지 않는다

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4. 의미

세상에는 모든 일에 끼어들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모든 일을 외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不關之風은 냉담함과는 조금 다릅니다.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굳이 붙잡지 않는 것입니다.

꽃이 피면 꽃 곁을 지나고,

꽃이 지면 낙화 곁을 지나갑니다.

기뻐도 머물지 않고,

슬퍼도 머물지 않습니다.

마치 선방의 노승이 창밖을 바라보며

"바람이구나."

한마디 하는 느낌입니다.


5. 선생님 조어들과의 연결

風來寺 風去寺 風留寺
: 바람의 오고 감과 머묾

恰來 恰住
: 온 듯하고 머문 듯함

默援暗助
: 말없이 돕는 것

不關之風
: 얽매이지 않고 스쳐 가는 바람

入閑之餘
: 한가로움 속에 남은 여운


6. 조어의 묘미

이 조어의 핵심은 자입니다.

보통 사람은

관계에 묶이고,

칭찬에 묶이고,

비난에 묶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 끈을 슬며시 놓아 버립니다.

그래서 不關은 무정함이 아니라

집착하지 않음에 가깝습니다.

특히 자가 뒤에 오니

그 뜻이 더욱 부드러워집니다.

만약

不關之人이라면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不關之風이라 하니

자유롭고 맑은 기운이 생깁니다.


7. 한 줄 평

不關之風

세상의 일들에 함부로 얽매이지 않고, 바람처럼 가볍게 스쳐 지나가며 집착을 내려놓는 초연한 정취를 담은 조어입니다.


수다 한 마디

선생님 조어 가운데 恰來 恰住가 "온 듯 머문 듯"의 경계라면,

不關之風은 그 다음 장면 같습니다.

잠시 머물렀던 바람도 결국은 붙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조어는 어쩌면

"알되 매이지 말고,

보되 붙들지 말라."

는 오래된 삶의 지혜를 바람 한 줄에 담아 놓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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